중국이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ㆍ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연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가 언제 꺾일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중국 지도부는 회의 날짜를 잡지 못하고 추후에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
24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이날 베이징에서 상무위원회를 열고 오는 5일 개막하려던 13기 3차 전인대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자연히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날짜도 잡지 못했다. 1978년 이후 매년 정례적으로 개최된 양회가 연기된 것은 42년 만에 처음이다. 회의 날짜는 상무위를 다시 열어 정하기로 했지만, 언제가 될지 현재로선 미지수다.
이로써 1995년 이후 정협을 3월 3일, 전인대를 3월 5일에 개최하던 관례도 25년 만에 깨졌다. 양회 기간에는 전국 각지에서 5,000여명의 대표가 베이징에 모여 2주간 회의를 열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 감염 위험이 고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따라서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는 현 시점에서 당연한 결론이지만, 지난해 말 신종 코로나 발병 이후 두 달 가까이 사태를 진화하지 못한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리더십을 둘러싼 논란은 증폭될 전망이다.
양회는 1959년 정협과 전인대가 처음 함께 열린 이후 중국 최대 정치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비정례적으로 개최되다 문화대혁명(1966∼1976년) 시기에는 아예 중단됐다. 이후 1978년 개혁ㆍ개방을 거치며 연례 행사로 입지를 굳혔다. 양회가 4월 이후로 연기된다면, 1985년(3월25일∼4월10일 개최)부터 유지해오던 ‘3월 개최’ 전통에도 금이 갈 전망이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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