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지엠이 호기롭게 선보인 쉐보레 콜로라도는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쌍용 렉스턴 스포츠 및 렉스턴 스포츠 칸과는 완전히 다른, ‘미국식 픽업’의 진가를 제시하며 국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GM이 자랑하는 견고한 섀시에 픽업트럭에 대한 풍부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의 기술을 응집한 쉐보레 콜로라도는 파업 등과 같은 여러 이유로 인해 당초 예정에 비해 다소 지체된 고객 인도로 인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태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픽업트럭, 쉐보레 콜로라도가 한국에서의 ‘공식적인 첫 겨울’을 보내게 됐다. 눈이 내린 어느 날, 쉐보레 콜로라도와 함께 도로 밖을 달려 보기로 했다. 과연 콜로라도는 한국에서의 첫 번째 겨울에 어떤 ‘가치’를 전하게 될까?
도로 밖에서도 거침 없는 콜로라도
지난해 여름, 쉐보레 콜로라도를 체험하며 그 오프로드 성능과 신뢰도애 대해서는 확실한 신뢰가 생겼다.
오프로드 패키지가 적용되지 않은 순정 사양에 가까운 만큼 콜로라도는 절정의 오프로드 주파 능력을 자랑한 건 아니지만 오프로더에게 요구하는 ‘강인한 차체’와 우수한 퍼포먼스의 ‘V6 엔진’ 그리고 4WD 시스템의 완성도는 ‘대다수의 도로 밖 환경’에서 탁월한 성능을 제시했다.
SUV는 물론이고 픽업트럭에 대해 그리 ‘여흥’이 없던 이들이라도 콜로라도를 경험한다면 픽업트럭의 매력을 느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꽤나 독창적이고, 또 대담한 대담할 정도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는 익숙한 체격의 콜로라도
사실 쉐보레 콜로라도를 처음 보았을 때에는 ‘미국은 몰라도 한국에서는 좀 크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쉐보레 콜로라도의 데뷔 이전 쌍용 렉스턴 스포츠와 렉스턴 스포츠 칸의 연이은 데뷔 이제는 ‘콜로라도의 체격’은 익숙한 느낌이다.
실제 5,415mm에 이르는 긴 전장과 각각 1,885mm와 1,830mm의 전폭과 전고를 갖췄다. 참고로 휠베이스는 3,258mm에 이르며 공차중량 또한 2,035kg에 이르며 국내 도로에서는 상당한 중량감을 과시한다. 하지만 막상 제원을 하나씩 살펴보면, 전장을 제외한다면 각 브랜드들의 플래그십 SUV들에 비해 작은 편이고, 또 공차중량도 V6 엔진을 탑재한 것에 비하면 가벼운 편이다.
우람한 체격에는 단순하게, 그리고 대담하게 그려진 프론트 그릴과 검은색으로 칠해진 보타이 엠블럼을 통해 대중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여기에 프론트 그릴 만큼 단조롭게 그려진 헤드라이트, 그리고 견고한 사이드 스텝, 그리고 우람함 휠하우스 등이 이어지며 ‘미국식 픽업트럭’의 체격을 과감 없이 드러낸다.
측면이나 후면 역시 단조롭지만 명확하다. 화려한 디테일 보다는 실용성에 맞춰 구성된 단조로운 패널과 데크 사용의 편의성 등을 고려한 여러 요소들이 더해진 후면 디자인 역시 전통적이면서도 보편적인 픽업트럭의 디자인을 느끼게 한다. 참고로 끝부분에서 측면으로 꺾어낸 머플러 팁은 꽤나 인상적이다.
목적에 집중한 픽업트럭
쉐보레 콜로라도의 가장 큰 단점이자, 차량의 성격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바로 실내 공간이다.
국내 소비자들 특유의 ‘고급스러운 공간’과는 확실히 거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고급스러우보다는 픽업트럭이 추구하는 실용성에 맞춰 구성된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를 갖췄으며, 엔진 스타트 버튼 대신 ‘아날로그 타입’의 요소 등을 품고 있다.
그러나 쉐보레 콜로라도는 충분한 설득력, 그리고 매력과 가치를 품고 있어 이러한 요소들이 ‘조금은 귀찮지만 제법 괜찮네?’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우레탄과 플라스틱으로 채워졌지만 기본적으로 견고함이 돋보이는 대시보드 중앙에는 마이링크가 탑재되어 있어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으며 계기판과 스티어링 휠의 만족감도 우수하다.
이와 함께 거대한 픽업트럭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일반적인 세단의 드라이빙 포지션을 구현할 수 있는 특유의 시트 및 시트 구성을 통해 드라이빙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다만 차량의 전고 활용 비율이 다소 떨어지는 만큼 1열 공간에 마련된 레그룸과 헤드룸에 비해 2열 공간의 여유는 다소 좁은 것이 사실이다.
픽업트럭의 매력이라 할 수 있는 데크 공간 역시 충분하다. 쉐보레 콜로라도는 제원 상 적재 공간은 1,170L로 렉스턴 스포츠 보다는 넉넉한 편이지만 1,286L에 이르는 렉스턴 스포츠 칸에 비하면 다소 작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적재 공간의 깊이는 물론이고 오염 및 훼손에 탁월한 표면처리가 더해진 만큼 기능적인 만족감이 상당하며, 테일게이트의 소프트 오프닝을 지원해 만족감을 높인다. 실제 이번의 시승은 물론이고 과거 시승에서도 크고 작은, 그리고 철제 등의 적매둘을 밀고 당기고, 또 던지면서 그 내구성을 확인해 보았는데 뛰어난 내구성이 돋보였다.
GM의 자랑, V6 엔진을 품다
흔히 GM이라고 한다면 쉐보레 카마로, 콜벳 등은 물론이고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등이 선보인 V8 엔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하지만 사실 GM은 V6 엔진에 대한 경험이나 노하우도 상당한 브랜드다.
실제 쉐보레 콜로라도 보닛 아래에는 최고 312마력과 38kg.m에 이르는 풍부한 토크를 발산하며 신뢰도 높은 V6 3.6L 가솔린 직분사 엔진이 장착되며 여기에 8단 자동 변속기가 조합된다. 여기에 익스트림 4WD 사양부터는 우수한 조율 능력을 갖춘 오토트랙TM 액티브 4X4 시스템을 통해 우수한 험로 주파 능력을 자랑한다. 공인 연비는 8.3km/L의 복합 연비(도심 7.1km/L 고속 9.8km/L)다.
연천의 겨울 산을 오른 쉐보레 콜로라도
같은 오프로드라고는 하지만 여름과 겨울의 오프로드는 그 위험의 정도가 상당한 차이를 보이게 된다.
특히 단순히 ‘질척이는 노면’이나 모레와 돌 사이를 비집고 달리는 것과 타이어의 제 성능을 구현할 수 없는 추운 날씨와 눈과 얼음 위를 지나는 일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주행 난이도를 제공한다. 하지만 오프로드 무대 위에서 워낙 좋은 모습을 선보였던 콜로라도였기에 이번의 주행에서도 무척 높은 기대감을 갖고 주행을 시작했다.
대신 눈이 며칠 째 내리고, 녹고 다시 또 얼어버린 연천의 겨울산에서는 과욕을 부리지 않기로 했다. 자칫하면 좁디 좁은 길이 아닌, 경사면으로 미끄러져 ‘차체 안전도 테스트’를 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오프로드 주행을 위한 차량을 떠올리면 다들 ‘디젤 차량’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막상 조심스러움을 요구하는 오프로드 구간을 마주하게 되면, 가솔린 차량’에 대한 만족감이 급작스럽게 상승하게 된다.
실제 콜로라도는 자연흡기 엔진 특유의 ‘정확한 피드백’을 기반으로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의 성능을 섬세하게 조율할 수 있는 차량이었다. 성능을 앞세워 호쾌하게 달리는 것은 물론이고 살금살금 위험 구간을 지나는 것에도 너무나 용이한 모습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짓이기며 V6 엔진의 성능을 100% 끌어내고 싶었지만 단 한 번의 실수로도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주행 환경임을 스스로에게 되새기며 주행을 이어가게 되었다.
한편 V6 엔진과 함께 합을 이루는 8단 자동 변속기는 오프로드 무대 위에서 특별히 특출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저 엔진의 사용에 따라 알아서 적당한 기어를 맞 물리는 느낌이나 변속 상황에서의 충격 흡수 등에서도 나름대로 준수한 모습을 선보이며 고객을 끄덕이게 하는 느낌이었다.
모레와 돌, 그리고 눈과 얼음 위를 다니는 콜로라도는 ‘다룸에 있어 큰 어려움’이 없는 차량이다. 물론 큰 체격으로 인해 차량의 선회 반경이나 움직임 등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으나 막상 몇 분만 주행을 해본다면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갈 수 있는 스스로를 마주할 수 있다. 실제 남녀노소 운전을 할 수 있는 이라면 누구라도 ‘힘겨울 일’은 없을 것 같았다.
물론 지프 브랜드의 랭글러와 같이 설계와 개발, 그리고 생산에 걸쳐 ‘오프로드에 대한 의지’를 노골적으로 담은 차량과 직접적으로 비교하기엔 조금 어려움이 있을지 몰라도 연쳔 겨울산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환경을 능숙하게 극복하는 모습을 제시하며 운전자와 탑승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참고로 이번 주행에서도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콜로라도는 완전한 오프로더도 아니고, 또 겨울의 오프로드는 여느 오프로드와는 또 완전히 다른 난이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혹 겨울 주행을 나서는 이들이 있다면 다시 한번 차량과 코스, 그리고 날씨 등을 살펴보며 ‘준비’를 든든히 할 것을 권하고 싶다.
특히 좁고 가파른 오프로드 주행 코스라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실제 대다수의 오프로드 코스는 겨울이라는 계절을 만나면 운전자의 주의가 있더라고 ‘주파할 수 없는’ 구간과 ‘위험한 구간’을 제시하게 된다.
이번에도 완전히 빙판이 되어 버린 능선을 멀리서 바라보고 포기하기로 했었고 또 다른 코스에서는 좁은 길 내리막길에서 만난 빙판 길은 속수무책으로 미끄러질 수 밖에 없었다. 대신 빙판 구간을 지나고 드러나는 지면을 곧바로 움켜쥐며 다음 주행을 준비하는 모습에 만족하는 스스로를 볼 수 있었다.
즐거운 여름, 그리고 섬세함의 겨울
쉐보레 콜로라도와 함께 여름에 이어 겨울에 오프로드 주행에 나서니 ‘그 매력’이 사뭇 다름을 느낄 수 있었다. 여름의 오프로드에서는 강력한 성능과 견고함을 바탕으로 ‘즐거움’이 돋보이는 주행이었다면 겨울은 섬세하게 다루며 하나씩 하나씩 극복하는 ‘극복의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여름의 오프로드’가 조금 더 반갑게 느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른 계절이 기대되는 쉐보레 콜로라도
쉐보레 콜로라도와 함께 여름에 이어 겨울을 보내게 됐다. 예전 같지는 않지만 비교적 사계절이 또렷한 대한민국의 풍토 때문인지 또 다른 계절에서 쉐보레 콜로라도가 어떤 모습과 어떤 매력을 제시할 수 있을지 무척 기대하며, 그리고 또 해당 계절에 어떤 모습이 그려질지 상상을 하며 이번 주행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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