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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대구교회 예배 참석한 타지인 117명이 전국 확산 매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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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대구교회 예배 참석한 타지인 117명이 전국 확산 매개

입력
2020.02.23 19:00
수정
2020.02.23 22:2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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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천지 관련 확진자가 전체 절반 넘어 

 팬데믹 여부 흩어진 신자 추적에 달려 

 울산 확진자 1명 울산교회 예배도 참석 

대구 남구보건소 관계자들이 국내 31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대구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건물 주변을 소독하고 있다. 뉴스1
대구 남구보건소 관계자들이 국내 31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대구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건물 주변을 소독하고 있다. 뉴스1
21일 오전 광주 북구 오치동 신천지 베드로지파 광주교회의 출입문에는 출입통제를 안리는 안내문이 걸렸고 인적이 끊긴 상태다. 김종구 기자
21일 오전 광주 북구 오치동 신천지 베드로지파 광주교회의 출입문에는 출입통제를 안리는 안내문이 걸렸고 인적이 끊긴 상태다. 김종구 기자

무서운 속도로 퍼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대유행’(팬더믹)으로 치달을지 여부가 신천지교회 신자들을 적기에 추적 차단할 수 있을지에 달리게 됐다. 며칠 새 환자가 전국단위로 퍼진 근원지가 이들 특정 종교집단, 특히 신천지 대구교회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신종 코로나 대응을 최고인 심각단계로 올리면서 전국의 신천지 시설 임시폐쇄 및 신자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지시했다. ‘신천지 강제해산’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하루 새 20만명을 돌파하는가 하면, 신천지 측은 “근거없는 비방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하고 나섰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신천지 대구교회 조사대상 9,336명 중 1,276명이 증상이 있고 연락이 닿지 않은 교인은 670명”이라고 밝혔다. 신천지 대구교회 등에 대한 본보 취재 결과, 지난 9일과 16일 문제의 대구 예배(오전 8시~9시)에는 117명이 대구·경북 이외 지역에서 온 신자로 나타났다. 이들이 이틀간 대구 예배에 참석한 뒤 각지로 퍼져 뒤늦게 자가격리 됐고, 그 사이 상당수가 출신 지역에서 주위를 감염시킨 것으로 속속 확인되고 있다. 이날 신천지 측은 “1월말부터 2월18일까지 대구교회 방문 성도 201명을 확인해 자가격리하고 명단을 보건소에 알릴 것을 해당 지자체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국내 확진자 602명 가운데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은 총 329명으로 늘어났다.

[저작권 한국일보]대구 예배 참석자 중 타지역 출신 신자 분포/ 강준구 기자/2020-02-23(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대구 예배 참석자 중 타지역 출신 신자 분포/ 강준구 기자/2020-02-23(한국일보)

신천지 신자들이 전국으로 흩어져 2차, 3차 감염을 유발한 것은 이틀간의 대구 예배가 결정적이었다. 9일과 16일은 대구 첫 감염자인 국내 31번째 확진자(61)가 발열 등 증상 발현 후 일요예배에 참석한 날이다. 두 차례의 일요예배에서 1,000여명의 신자들이 교회 4층에 밀집했고 이 중 117명은 대구ㆍ경북을 제외한 외지 신자였다.

9일에는 서울ㆍ경기에서 23명이 참가했고 광주 5명, 부산 19명, 강원 4명, 인천 2명, 대전 4명, 전북 2명 등 모두 59명이 참여했다. 16일에는 서울ㆍ경기 13명, 광주 8명, 부산 19명, 강원 5명, 인천 2명, 대전 10명, 전북 1명 등 58명이었다.

이 중 20여명은 9과 16일 모두 예배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광주지역 A씨 등 확진자 7명은 모두 신천지교회 관련자들이다. 16일에 대구교회를 다녀간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추후 A씨의 아내 및 A씨와 접촉한 신천지 광주신자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 인해 ‘진리의 성읍 아름다운 신천지’란 글귀가 적힌 신천지 광주교회에는 폐쇄조치를 알리는 공고문이 붙었다.

경기지역도 신천지 관련 확진자가 3명이 나왔다. 이천시 장호원읍의 남성 2명과 부천지역 확진자 2명 중 1명이 최근 대구교회를 다녀왔기 때문이다. 울산 확진자 1명은 9일 오후 3시30분 대구교회 예배를 다녀온 게 확인되면서 교회 건물에서, 또는 31번 확진자 이외의 신자를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31번 확진자는 당일 오전 8~9시 예배 현장에 있었다. 또 울산 확진자는 16일엔 신천지 울산교회 예배에도 참석했으며 현장엔 교인 233명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남 진주의 한 신천지 신자는 16일 부모, 동생과 대구교회를 찾았다가 동생과 함께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17일 이 신자와 함께 교육을 받거나 같은 날 신천지 진주교회에 있었던 224명은 자가격리 중이다. 서울 서초구 신자도 12일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한 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같은 동선은 전국 12개 지파를 거느린 신천지 교회 신자들이 타지역 교회 방문시 방명록에 기록하는 전례로 드러나게 됐다.

신천지 대구교회 관계자는 “질병관리본부에 9, 16일 대구서 예배를 본 타지 신자 인적사항을 넘겼다”며 “최대한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는데 협조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신천지에 대한 조치는 공동체 안전을 지키기 위한 당연하고 불가피한 조치”라며 “종교활동 제약이 아니라 신천지 신자들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대구=전준호 기자 jhjun@hankookilbo.com

부천=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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