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남부 지역에서 바라보는 콜로라도강 유역. AP 연합뉴스

미국 서부지역의 젖줄인 콜로라도강의 수량이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2050년에는 총 수량이 4분의 1 이상 감소할 것이란 연구결과까지 나온 상황이다. 이 강물에 의존하는 미국 서부지역에서 머지않아 물 부족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적신호’가 켜졌다.

미국 지질조사국 과학자들이 지난 20일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게재한 보고서에 따르면 1913년부터 2017년까지 콜로라도강 상류 유역은 평균기온이 1.4도 가량 상승하면서 연간 강수량은 20% 이상 감소했다. 이는 연간 15억톤의 물이 줄어들었다는 의미로 미국인 1,000만명이 1년간 사용하는 물의 양에 해당한다. 보고서는 태양빛을 반사하는 역할을 하는 로키산맥의 설산 지대가 축소되면서 더 많은 태양열을 흡수함으로써 강물이 더 증발한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강물이 계속 말라갈 경우 2050년에는 콜로라도강의 유량이 최소 14%에서 최대 31%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2년 미국 간척국(USBR)이 연구 보고서에서 “콜로라도강의 수량이 2050년까지 9%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한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예측이다. 브래드 우달 콜로라도주립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눈을 번쩍 뜨게 만드는 것으로 매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콜로라도강이 지나는 파월호수와 미드호수의 수위는 이미 절반 정도에 불과한 상황이다.

콜로라도강은 콜로라도주(州) 북부 로키산맥에서 발원해 콜로라도 유타 애리조나 네바다 캘리포니아를 거쳐 멕시코지역 캘리포니아만으로 흘러간다. 그랜드 캐년 등 명승지를 끼고 있어 관광지로 유명할 뿐만 아니라 이 지역 4,000만명 주민들의 생활용수 및 농업ㆍ고업용수 공급원으로 지역 생존에 필수적인 강물이다.

물 부족 문제가 현안이 될 경우 이 강물에 의존하는 지역 간 이해관계도 엇갈릴 수 있다. 강 상류에 위치한 주(州)들이 댐 건설로 물을 확보하려 들면 하류지역과의 갈등이 심각해질 수 있는 것이다. 현재는 1922년 맺은 협약에 따라 상류지역은 하류지역에 연간 825만에이커풋(약 101억7,225만㎥)의 물을 흘려 보내야 한다. 컨설팅 업체 헤드워터스 이코노믹스는 관련 보고서에서 “서부지역에선 경제 활동의 97%가 도시에서 이뤄진다”며 “도시들이 성장에 필요한 물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할 경우 급성장하는 도시 경제와 전통적인 농업 간 ‘물 전쟁’이 불거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콜로라도강의 가뭄이 심각해지면서 지난해에는 USBR의 중재로 7개 주들과 멕시코가 ‘가뭄 비상 계획’을 맺기도 했다. 우달 교수는 “서부지역의 모든 주들이 모여 물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내용의 새로운 ‘상생 협약’을 서둘러 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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