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성모병원 환자 이송요원도 확진… 부산 19세 환자는 우한 교민 아들
17일 오후 국내 29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의 거주지인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방역관계자들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의 여파가 전국으로 뻗어 나가며 강원권을 제외한 전역의 방역망을 무력화 시키고 있다. 그간 미스터리였던 서울 종로구 29번째 환자(82)의 감염 경로가 드러났는데, 발원지인 중국 우한을 다녀온 3번째 환자(54)가 일으킨 집단 감염이었다. 21일 확진판정을 받은 서울 은평성모병원의 직원은 신종 코로나 감염 기간 중 환자를 200명 넘게 이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부산에서 확진판정을 받은 19세 환자는 충북 진천 임시생활시설에 2주간 격리돼 지낸 중국 우한 교민 남성의 아들로 나타났다. 격리 기간 음성이었던 아버지가 일상으로 돌아와 발병 후 아들에게 감염시킨 것으로 보인다.

종로구 사례 역학조사에 따른 추정 감염경로

이날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그간 궁금증을 키웠던 서울 종로구 거주 29번 환자의 감염 경로를 공개했다. 28번 환자까지 큰 어려움 없이 감염 경로를 추적했던 방역당국은 지난 16일 확진된 29번 환자 사례부터 벽에 부딪혔다가 닷새 만에 추적에 성공했다. 조사 결과, 종로구 집단 감염은 지난달 26일 확진 판정된 3번 환자에서 비롯했다. 3번 환자는 중국 우한에서 지난달 20일 귀국한 뒤 감염된 채로 6번 환자(56)와 서울 강남의 음식점에서 식사를 했다. 이어 6번 환자는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명륜교회에서 예배에 참석하고 교회 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같은 교회 신자이며 이날 확진된 83번 환자(76)와 접촉했다. 83번 환자는 지난달 28~31일 종로노인종합복지관 구내 식당에서 29번, 56번(75), 136번(84) 환자 3명과 함께 식사를 하며 감염을 일으켰을 것으로 방역당국은 본다. 이후 29번 환자는 부인인 30번(68) 환자에게, 136번 환자는 부인 112번(79) 환자를 각각 감염시켰다. 사실상 정부의 방역망을 뚫고 일찌감치 ‘5차 감염’이 벌어졌던 것이다.

또 서울 지역에서 이날 은평성모병원의 환자 이송요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병원에 따르면 이 직원은 17일 발열 증세를 보여 선별 진료를 권유 받았으나 해외 여행을 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부하다가 20일에야 신종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특히 이 직원은 지난 2일 증상이 나타나고 17일 일을 그만두기까지 2주간 환자 207명을 이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135명은 퇴원해 은평구 보건소가 관리하기로 했고, 재원 중인 72명은 전원 신종 코로나 검사를 받고 있다.

신천지 대구교회를 중심으로 발발한 집단 감염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20~21일 신천지 관련 확진자는 대구와 경북에서 각각 79명, 3명이 나왔다. 아울러 경남에서 4명(합천시 2명, 진주시 2명), 광주 2명, 서울과 충북에서 각각 1명씩 나왔다. 현재까지는 강원권만이 거의 유일한 신종 코로나 청정 지대이다. 경남과 광주, 그리고 서울 서초구의 확진자들은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했다가 감염됐다. 광주시는 대구 예배에 참석한 신천지 신자 11명을 전수 조사 중이어서, 확진자가 추가될 수 있다. 신천지 측은 다른 지역 신자들이 대구까지 왜 갔는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전날 신종 코로나의 국내 첫 사망자가 나온 청도 대남병원은 확진환자가 16명으로 늘어나며 신종 코로나의 첫 병원 감염 사례로 기록됐다. 확진자는 간호사 4명 등 병원 직원이 5명이고, 환자가 11명(사망자 1명 포함)이다. 방역당국은 대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폐쇄병동에 입원해 있던 환자 92명을 타 병원으로 이송 조치했는데 이 과정에서 1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직원들은 자가격리 됐고, 병원의 외래 진료와 신규 입원이 중단됐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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