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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31번 환자도 2차 감염 추정”… 대구ㆍ경북 슈퍼전파자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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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31번 환자도 2차 감염 추정”… 대구ㆍ경북 슈퍼전파자 누구?

입력
2020.02.20 17:54
수정
2020.02.20 21:1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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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 다수가 비슷한 시기에 증상… “예배 함께 보며 공동 노출” 판단

환자 늘수록 감염원 점점 안갯속… ‘무연결 환자’ 대거 발생할 수도

19일 대구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인근에서 남구청 보건소 관계자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대구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인근에서 남구청 보건소 관계자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ㆍ경북 지역에서 20일 오후 현재 70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발병을 일으킨 ‘슈퍼 전파자’가 누구인지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당초 1,160명과 접촉한 신천지 대구교회 신자인 31번 환자(61ㆍ여ㆍ18일 확진)가 유력하게 지목됐으나 보건당국이 이날 “31번 환자도 2차 감염자”라고 추정하면서 최초 감염원의 정체는 또 다시 안갯속에 휩싸였다. 신천지 신자 중 추가 환자가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은 데다, 환자 수가 늘수록 최초 감염원을 파악하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 최악의 경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옮긴 사람을 특정하기 어려운 ‘무연결 환자’가 한꺼번에 대거 발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대구ㆍ경북에서 집단 발생한 신종 코로나 환자 중 31번 환자와 비슷한 시기에 증상이 나타난 신천지 교인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31번 환자의 발병일을 이달 7일로 보고 있는데, 유사시기에 발병한 환자가 몇 명 더 있어 31번 환자를 최초 감염원으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환자들의 발병일을 따져보면 지난 7~9일 사이 몇몇이 신종 코로나 증세를 보였고, 이어 15~17일에 대거 발병했다는 게 보건당국의 분석이다.

정 본부장은 이를 근거로 “31번 환자를 포함한 몇몇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공동 노출됐고, 이들이 발병 이후인 9일과 16일 예배에 참석하면서 집단 감염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31번 환자가 교회에서 처음 바이러스를 퍼뜨린 이른바 ‘슈퍼전파자’가 아닐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31번 환자는 해외여행을 다녀오지 않은데다, 기존 환자와 접촉한 적도 없어 그의 감염경로조차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다만 보건당국은 31번 환자가 이달 초 이만희 신천지 교주가 태어난 곳이자 신천지 성지(聖地)로 꼽히는 경북 청도군을 방문한 사실을 확인, 청도대남병원에서 발생한 두 건의 확진 사례와 겹치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보고 공통 감염원 파악에 나섰다. 이와 별도로 확진 판정 받은 신천지 신자 중 한 명은 이 달 중 일본을 다녀 왔고, 다른 한 명은 일본을 다녀온 친구를 접촉했던 것으로 확인돼 보건당국은 이들이 일본에서 감염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에서 첫 병원 감염으로 기록(19일 모두 확진)된 54번 환자(57)와 55번 환자(59)는 청도대남병원 폐쇄 정신의료기관에 입원해 있는 이들이다. 최근 한 달간 외출ㆍ면회를 한 적이 없어 보건당국은 54번ㆍ55번 환자가 외부인으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 본부장은 “환자가 발생한 정신병동의 나머지 입원환자(99명)와 의료종사자를 포함한 120여명에 대해 신종 코로나 진단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31번 환자가 발병 후 참석했던 2월 9일ㆍ16일 예배에 함께 있었던 신자 1,001명의 명단을 확보해 자가격리조치를 내리고, 유증상 여부를 묻는 전화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나머지 8,000여명의 교인에 대해서도 명단을 받아 유사한 조사 조치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만 확진환자가 대거 발생한 만큼 보건당국도 슈퍼 전파자를 찾는데 애먹고 있다. 정 본부장은 “많은 환자가 한꺼번에 보고돼 예전처럼 폐쇄회로(CC)TV 등을 일일이 확인해 접촉자를 특정하고 조사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잠복기(14일) 이전 이동경로와 노출력을 모두 조사해야 해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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