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응 적절” 강변했던 日, 크루즈선 사망자 발생에 “검증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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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응 적절” 강변했던 日, 크루즈선 사망자 발생에 “검증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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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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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베 총리와 장관들은 대책회의 참석은 뒷전 

 자민당은 이 와중에 ‘개헌’ 전면화 움직임 

20일 일본 요코하마항 다이코쿠부두에 정박한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하선한 승객들을 태운 시영버스가 부두를 나서고 있다. 요코하마=AF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일본 정부의 위기불감증이 도마에 올랐다. 크루즈선 선내 격리와 하선자 즉시 귀가 방침에 “대응이 적절했다”고 강변해 온 일본 정부가 20일 선내 감염자 사망이 확인되자 “향후 검증할 것”이라고 뒤늦게 말을 바꿨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등이 대책회의 참석마저 소홀히 해 빈축을 사는 와중에 집권 자민당은 개헌 논의 전면화 등 정치적 이해관계에만 골몰하고 있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0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대한 방역 정책 등에 대해 “정부의 노력은 적절했으며 앞으로도 대내외에 정중하게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틀 전에도 미국 정부가 전세기로 자국민 328명을 이송하면서 사의를 표명한 점을 들어 “대응이 적절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미국 정부를 움직인 것은 선내 장기 격리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낸 미국 언론이었다.

일본 정부는 이날 크루즈선에서 감염이 확인돼 입원 중이던 80대 남성과 여성이 사망하자 자세를 바꿨다. 스가 장관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도 선내 격리에 대해 질문이 이어지자 “후생노동성에 질문해 달라”며 “이번 크루즈선에 대한 대응에 대해선 나중에 제대로 검증하고 싶다”고 슬그머니 말을 바꿨다.

앞장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각료들의 불성실한 태도도 논란이다.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환경장관 등 각료 3명은 지역구 행사 참석을 이유로 지난 16일 전 각료 참석을 의무화한 정부 대책본부회의에 불참했다. 특히 ‘포스트 아베’로 주목 받는 고이즈미 장관은 당시 지역구 행사에 술도 준비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아베 총리는 지난 14일 회의에 단 8분만 참석한 뒤 도쿄의 한 호텔에서 니혼게이자이신문 회장 등과 3시간 가까이 저녁식사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 아베 내각이 별다른 위기의식을 갖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와중에 자민당은 아베 총리의 숙원인 헌법 개정을 염두에 두고 사전정지 작업에 나섰다. 다음달 당대회에서 채택할 2020년 당 운동방침 원안에 ‘새로운 시대에 어울리는 헌법을 향해’라는 제목의 개헌 관련 부분을 포함시킨 것이다. 여기엔 “국회에 헌법 개정안을 발의할 수 있도록 힘쓴다”, “미래를 향한 나라 만들기를 완수하기 위해 개헌을 실현한다” 등의 지침이 명기돼 있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시점에 2012년 12월 아베 총리의 재집권 이후 처음으로 당 운동방침에 개헌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한편, 이날 크루즈선 탑승자 중 감염이 확인돼 의료기관에 입원했던 80대 일본인 남성과 여성이 사망했다. 선내 감염자의 사망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 13일 80대 여성 사망자에 이어 일본 내 사망자는 3명으로 늘었다. 전날 하선이 시작된 크루즈선에선 이날 정밀검사에서 음성이 확인된 274명이 귀가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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