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애플스토어 직원들이 14일 마스크를 낀 채 상점 내에 서 있다. AP 연합뉴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충격에 빠진 중국 경제가 경기부양과 부채폭탄 사이에서 진퇴양난에 빠진 모양새다.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꼽는 성장률 6%를 지키기 위해 부양책을 쏟아낼수록 중국 경제의 시한폭탄인 부채가 더욱 악화될 수 있어서다. 성장률과 부채라는 두 과제를 놓고 전문가들의 논쟁도 격화되고 있다.

19일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17일 주요 정책금리 중 하나인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를 0.1%포인트 내렸다. 이는 시중에 약 3,000억위안을 공급하는 효과를 준다. 이에 따라 20일 결정되는 대출우대금리(LPR) 역시 낮춰질 것이란 전망도 우세해졌다. 사실상 중국의 기준금리인 LPR은 지난해 8월부터 중국 내 모든 금융기관이 일반 대출 업무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인민은행의 이 같은 선택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중국 중앙정부는 여전히 6%대 성장률을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전망은 어둡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산하 싱크탱크 국제경제교류센터의 장옌성(張燕生) 수석연구원은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중앙정부는 코로나바이러스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고 있으며, 분명 (성장률)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성장률을 지키기 위한 경기부양이 중국이 2015년 하반기 이후 유지해온 경제기조와 충돌한다는 점이다. 중국은 2008년부터 약 7년간의 확장적 통화정책을 접고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전환한 바 있다. 중국 경제의 위험 1순위로 꼽히는 ‘부채 폭탄’을 해결하기 위해 총부채 축소(디레버리징)에 나선 것이다. 지난달 인민은행이 LPR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금리를 동결한 것도 이 같은 이유였다.

하지만 상황은 계속 악화돼 왔다. 17일 국책연구소인 중국 사회과학원국가금융발전실험실(NIFD)은 지난해 중국의 총생산(GDP) 대비 총부채비율이 245.4%로, 2018년 대비 6.1%포인트 올랐다고 밝혔다. 기업부채가 150%대로 이미 높은 수준인데 더해 주택담보대출의 확대로 가계대출이 55%대까지 확대됐다.

이렇다 보니 중국 내에서도 찬반 양론이 부딪히는 모양새다.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16일 “과거 대규모 부양책으로 지방정부 부채가 확대되고 양질의 경제성장에 방해가 된 바 있다”는 논설을 냈다. 그런데 하루 뒤 “위기의 시점에 중앙ㆍ지방 가릴 것 없이 6%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이뤄야 한다”고 정 반대 논설이 실렸다.

마이클 페티스 베이징대 교수는 “중국의 경제학자와 금융 전문가들이 부채비율 확대를 경계해 차라리 성장률 목표를 합리적으로 낮추자는 견해를 보이는 반면, 정치인들은 경제활동의 축소가 미치는 정치사회적인 함의를 걱정하고 있다”며 “당장은 6%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대대적 부양이 이뤄지겠지만 부채 규모가 늘어나면 금융 안정성을 중시하는 목소리가 다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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