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극성 샌더스 지지자 행태 비판 동영상 제작
샌더스, “돈으로 선거 매수할 수 없어” 잇단 트윗 저격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이 17일 워싱턴주 타코마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상대를 직접 공격하는 난타전을 벌이며 정면충돌했다. 초반 선두로 나선 샌더스 의원의 대항마로 장외의 블룸버그 전 시장이 부상하면서 신경전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블룸버그 전 시장이 19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민주당 토론회 참여 자격을 얻어 경선에 합류하게 돼 진보와 중도진영을 대표하는 두 주자 간 맞대결이 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샌더스 의원은 16, 17일 연 이틀 블룸버그 전 시장을 저격하는 트윗 공세를 펼쳤다. 그는 “미국에서 억만장자가 선거를 돈으로 살 수 없다”면서 “블룸버그는 최저임금 인상을 찬성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이 최저임금 인상 등을 반대하는 특권층 보수후보임을 부각시킨 것이다. 샌더스 의원은 또 “블룸버그는 트럼프를 이기는 데 필요한 에너지와 열정을 만들어낼 수 없다”며 블룸버그 전 시장의 강점으로 꼽히는 본선 경쟁력을 깎아내리는 데에도 주력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13일 휴스턴에서 유세를 하는 모습. 휴스턴=AP 연합뉴스

블룸버그 전 시장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17일 트위터에 샌더스 지지자들의 과격하고 배타적인 행태를 비판하는 영상을 올린 뒤 “우리는 트럼프를 이기기 위해 단결해야 한다”며 “이런 종류의 에너지는 우리의 단결을 해칠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올린 동영상은 캠프 측이 새로 만든 광고로 다른 주자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샌더스 지지자들의 공격적인 행태를 부각시킨 내용이다. 일부 극성 샌더스 지지자들이 타 후보 진영에 욕설이 담긴 트윗ㆍ이메일ㆍ문자폭탄 등의 공세를 퍼부어 논란이 커지는 상황에서 ‘반(反)샌더스’에 불을 지핀 것이다. 캠프 측은 ‘버니의 새로운 친구는 트럼프’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샌더스와 트럼프가 마이클에게 똑같은 공격을 하는 건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샌더스 의원이 다시 발끈했다. 그는 블룸버그 캠프 측 성명을 리트윗하면서 블룸버그와 트럼프가 함께 골프를 치는 사진을 올렸다. 트럼프의 친구는 자신이 아니라 블룸버그라는 취지의 반격이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샌프란시스코 인근 리치먼드 유세에서도 “블룸버그 전 시장은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하고 사회지원 프로그램 삭감을 요구했다”며 ‘블룸버그 때리기’에 집중했다.

그간 두 차례 경선에서 샌더스 의원과 피트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시장이 양강 구도를 보였다. 하지만 전국단위 여론조사에서 부티지지 전 시장의 지지율은 여전히 5위권이다. 대신 블룸버그 전 시장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세론’이 깨진 후 3위로 빠르게 치고 나오면서 경선 합류 전부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재력을 바탕으로 엄청난 광고물량 공세를 펴는 블룸버그 전 시장이 민주당 주류의 지원을 받아 ‘샌더스 대항마’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샌더스 대 블룸버그’ 간 신경전이 벌써부터 뜨거워지는 이유다.

한편,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CNN방송 인터뷰에서 당의 단합을 촉구하면서 “그(트럼프)가 재선되는 상황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여부는 밝히지 않은 채 “민주당은 활력이 있는 정당으로 견해 차이는 해결될 것”이라며 “민주당 후보 누구라도 트럼프보다 더 나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