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광현 국세청 조사국장이 18일 오전 정부세종2청사에서 전관특혜, 고액입시, 민생침해(마스크 매점매석) 등 불공정 탈세혐의자 138명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히고 있다. 뉴시스

강남의 유명 입시전문 컨설턴트 A씨는 맞춤형 입시 컨설팅을 하며 강좌당 약 500만원 이상을 벌었지만 소득 신고는 하지 않았다. 개인 블로그 비밀댓글을 통한 방식으로 회원을 모집했기 때문이다. 거액의 세금을 탈루한 A씨는 특별한 수입이 없는 배우자 명의로 강남의 20억원대 아파트까지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변호사 B씨는 성공보수금 등이 수백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형사건을 수임하자 치밀한 탈세 계획을 세웠다. 다른 변호사를 고용해 명의위장 사무실을 설립해 수입금액을 분산하고, 사무장 명의의 유령 컨설팅업체를 설립해 비용 수십억 원을 계상하는 수법으로 소득을 축소했다.

국세청은 이 같은 불공정 탈세 혐의자 138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18일 밝혔다. 조사 대상자는 △고위 공직에서 퇴직해 고액을 벌어들이는 전관특혜 전문직 35명 △고액 입시 컨설턴트 및 스타강사 28명 △마스크 매점매석 등 시장질서를 교란한 의약외품 유통ㆍ판매업자 및 불법 대부업자 41명 △사무장 병원 사업자 34명 등이다.

사교육 업자들은 고액 수강료를 받으면서도 소득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다. 조사대상 중 한 명은 대학별 10명 미만 소수정예 고액 논술과 1대1 면접 특강강좌를 개설해 1회당 100만원씩을 받으면서 여러 개의 친인척 명의 차명계좌로 수강료를 받았다. 수강 사실 노출을 기피하는 학부모들의 심리를 활용해 수입 신고를 고의로 누락한 것이다. 그는 본인이 일하는 논술학원 강사들에게 허위로 연구비를 지급하고 차명계좌로 회수하는 방법으로 허위 용역비를 계상하기도 했다.

전관 변호사ㆍ세무사 등은 공식 소송사건 외의 사건 수수료를 신고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소득을 축소했다. 이들 중 한 명은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거래도 없이 거짓 세금계산서 약 10억원을 수취하는 방식으로 거짓 경비를 만들었다. 그는 이를 통해 소득세를 탈루, 강남 일대에 약 70억 상당의 고가 아파트를 구입하기도 했다.

마스크를 매점매석한 이들도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 도매업자 C씨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 값이 치솟자 마스크 230만개를 개당 400원에 매점매석한 뒤, 차명계좌를 이용해 개당 1,300원에 판매했다. 그는 이 같은 무자료 거래를 통해 약 13억원 상당의 폭리를 취했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조사 대상자 본인은 물론 가족 등 관련인의 재산형성 과정과 편법증여 혐의 등에 대한 자금출처조사도 병행하고 탈루 자금흐름을 역추적 하는 등 강도 높은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임광현 국세청 조사국장은 “조사과정에서 차명계좌 이용, 이중장부 작성 등 고의적으로 세금을 포탈한 혐의가 확인되는 경우 검찰에 고발 하는 등 엄정히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