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치료ㆍ가족력 등 고위험군은 정기 검진해야
국립암센터 연구팀, 1,300명 대상 연구결과
갑상선암 검진을 위해 증상이 없는 여성이 주로 많이 시행하는 초음파검사가 갑상선암 사망을 줄이는 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갑상선암은 2017년 남녀 전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 순위에서 위암, 대장암, 폐암에 이어 4위다. 여성암에서는 유방암에 이어 갑상선암이 발생률 2위다. 갑상선암으로 한 해 300여명이 사망한다.
정규원 국립암센터 대외협력실장ㆍ전재관 암관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갑상선암 사망자 120명과 일반인 1,184명을 대상으로 한 환자-대조군 연구에서 이같이 밝혔다. 국제학술지 ‘갑상선(Thyroid)’ 최신호에 게재됐다.
특히 연령ㆍ성별뿐만 아니라 갑상선암 예후(豫後)에 영향을 미치는 조직학적 분류에 따라서도 검진 효과가 관찰되지 않았다.
우리나라 국가암검진 권고안뿐만 아니라 미국 질병예방서비스위원회 등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위해를 고려해 무증상 성인에게 갑상선암 검진을 권고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갑상선암 검진 효과에 관한 연구가 없어 갑상선암 검진의 권고 여부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연구결과는 갑상선암 검진을 받지 않을 것을 권고하는 국내외 권고안의 의과학적 타당성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전 교수는 “초음파검사를 이용한 갑상선암 검진은 과진단 등 이미 알려진 위해뿐만 아니라 효과성마저 없는 것으로 입증됐다”며 “갑상선에 기저(基底)질환 등 문제가 없는 건강한 성인은 갑상선암 검진을 목적으로 초음파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고위험군이라면 정기 검진을 해야 한다. 갑상선암 발병 위험이 높으면 조기 발견과 치료가 필요하다. 갑상선암은 과거 방사선 치료를 한 적이 있다면 발병 위험도 높아진다. 어릴 때 두경부와 온몸에 방사선을 쪼였다면 갑상선암 고위험군이다.
가족력도 주위험인자다. 부모가 갑상선 유두암이나 여포암에 걸렸다면 자녀의 발병 위험도는 아들에서 7~8배, 딸에서 2.8배 높다. 특히 가족성 갑상선암은 일반 갑상선암보다 예후가 좋지 않다. 가족성 갑상선 수질암은 RET이라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생겨 나타난다. 따라서 환자가 가족성 갑상선 수질암이라면 유전자 검사를 받아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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