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마지막 입국자 잠복기 지나 평소처럼 해도 된다”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환자가 나온 지 26일째. 2월 11일 이후 신규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데다 기존 확진환자 중 7명이 완치해 퇴원하는 등 희망 어린 소식이 들린다. “신종 코로나의 기세가 한풀 꺾인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기대감이 퍼지는 이유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 중국 확진환자 수가 크게 늘고 일본에서도 사망자가 나오는 등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것도 사실. 미뤘던 주말 나들이를 가도 되는지, 결혼식이나 가족 행사에 나가도 괜찮은지, 그리고 “신종 코로나가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는 정부 발표는 믿어도 좋을지 전문가 의견을 들어 봤다.
-주말에 야외로 나들이를 가거나 단체 행사에 참석해도 괜찮나.
“평상시처럼 행동해도 된다. 국내 확진환자 중 24명(출입국 안 한 2, 3차 감염자 9명 포함)이 1월 24일 이전 입국자이고, 2월 이후 입국자는 한 명도 없다. 중국 정부의 출국 관리, 우리 정부의 입국 관리가 정상적으로 이뤄진 결과로 보인다. 이미 마지막 입국자의 잠복기인 2주를 넘어선 시점이어서 국내 상황은 일단 안정적으로 보인다. 다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면 손 씻기를 철저히 하고 마스크를 쓸 것을 권고한다.”(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
-확진자가 다녀간 장소에 가도 괜찮을까.
“확진자 동선은 공간 전체를 방역하기 때문에 그 공간에 바이러스가 남아 있을 가능성은 제로(0)다. 해당 장소에 하루 정도 출입 규제가 이뤄진 뒤라면 안전하다.”(김동현 한림대 의대 교수)
-정부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 너무 일찍 경계 태세를 푸는 것 아닌가.
“낙관하기 이른 단계이다. 일본에서 지역사회 감염자가 나오고 있다. 우리는 지금 소강 상태라고 해도 언제 일본처럼 지역사회 감염으로 번질지 몰라 속단할 수 없다. 방역당국은 긴장을 풀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일반 시민까지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시민들의 바깥 활동 자제가 필요한 상황이 되면 정부가 알릴 것이다. 그 전에는 괜찮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신종 코로나의 치사율이 2% 미만이라고 국내 연구진이 말하지만 중국 사망자가 계속 늘고 있어 걱정 된다.
“중국 후베이성은 환자들이 한번에 많이 생기면서 의료 시스템이 붕괴했기 때문에 사망자가 많이 나오는 것이다. 다른 감염병도 치료를 제때 못 하고 방치하면 사망자가 늘어나는 건 마찬가지이다. 특히 중국은 병원 내 감염이 많이 발생해 다른 병으로 몸이 아픈, 기저(基底) 질환자들이 대거 신종 코로나에 노출되면서 사망자를 늘렸다.” (기모란 교수)
-중국인 유학생들이 개강을 맞아 입국하면 국내 방역망이 뚫리지 않을까.
“외국인이든 내국인이든 중국을 거쳐 입국하는 사람들에 대해 적절한 검역이 이뤄지고 있고 추적 조사가 필요할 때를 대비해 위치 추적 애플리케이션까지 스마트폰에 깔게 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더구나 개강을 미룬 대학도 많다.” (기모란 교수)
-대변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고 하던데 공중화장실을 써도 될까.
“대변을 통한 신종 코로나 감염 사례가 나온 것은 아니고, 대변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나왔다는 것까지만 확인됐다. 바이러스가 공중 화장실에서 퍼질 확률은 아직 높지 않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뚜껑을 덮고 좌변기 물을 내리면 더 안전할 것이다.”(이재갑 교수)
-아이들은 신종 코로나에 잘 안 걸린다고 하는데 정말인가.
“아직 연령과 감염의 정확한 관계는 확인된 게 없다. 지금까지 아동의 감염률이 낮은 것은 아무래도 아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될 환경에 처할 일이 적고, 어떤 바이러스는 아이 때 감염되면 감기처럼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이유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중국 통계가 확인되기 전까지 너무 안심해서는 안 된다.”(이재갑 교수)
-건강한 사람이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 마스크를 계속 써야 할까.
“국내 지역사회 감염이 확실한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건강한 사람은 밀폐된 공간이 아니라면 굳이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 그러나 출퇴근 시간 만원 지하철 같은 공간은 공기 순환이 잘 안 될 수 있어 오래 타야 한다면 쓰는 걸 권한다. (박종혁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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