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개방형 펀드와 모(母) 자(子) 손(孫)의 '복층 투자구조' 펀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사모사채나 메자닌 등 비유동성 자산 비중이 50% 이상인 경우 개방형 펀드로 설정할 수 없도록 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사모펀드 규제완화가 라임 사태를 촉발시켰다는 지적에 대해 “일부 사모펀드의 문제를 제도개선 탓으로 연결, 확대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사모펀드 고유의 순기능을 훼손하지 않도록 운용의 자율성은 계속 보장하면서, 제도상 미비점과 투자자 보호에 필요한 최소한의 규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사모펀드 현황 평가 및 제도개선 방향’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2015년 사모펀드 제도 개편으로 규제를 지나치게 완화한 것 아닌가.
“모든 규제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어 사후에 발생한 사고로 제도개선의 적정성 여부를 재단하기 어렵다. 부작용 우려 때문에 변화된 여건에 뒤처진 규제를 계속 유지한다면 보다 나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실제 2015년 사모펀드 규제 완화 이후, 사모펀드는 시장의 자율성과 역동성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라임 사태는 2015년 규제완화와 관계가 없다는 얘기인가.
“이번 점검결과를 보면 대부분 사모펀드는 제도 개선의 취지에 맞게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부 사모펀드의 문제를 제도개선 탓으로 연결, 확대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사모펀드 규제를 이전처럼 강화시키는 것도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제도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일부 예상치 못한 미비점 등에 대해서는 보완방안을 마련,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대책으로 투자자 보호 장치가 충분해지는 건가.
“최근 발표한 사모펀드 관련 일련의 대책에 따라, 충분한 위험 감수능력이 있는 투자자가 자기책임 하에 투자할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투자자보호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강화되기 위해서는 국회 계류 중인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조속히 제정될 필요가 있다.”
-제도개편으로 사모펀드 시장이 지나치게 위축될 우려는 없나.
“이번 제도개선 방향에서는 모험자본 공급 등 사모펀드 고유의 순기능을 훼손하지 않도록 운용의 자율성은 지속 보장하면서, 실태점검 결과 나타난 제도상 미비점과 투자자 보호에 취약한 일부 운용구조를 보완하기 위한 필요 최소한의 규제를 도입하고자 한다.”
-이번 대책은 언제, 어떻게 추진되나.
“이해관계자와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3월쯤 구체적 제도개선 방안을 확정ㆍ발표할 계획이다. 구체적 방안 확정시, 법령 개정, 행정지도 등 구체적 실행계획도 포함하여 발표할 예정이다.”
-대규모 상환ㆍ환매연기가 발생한 라임펀드 같은 문제가 다른 펀드에서도 발생할 수 있나.
“전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모펀드가 라임펀드와 같은 위험한 운용형태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다만, 일부 운용사의 일부 펀드에서 펀드 유동성에 부담으로 작용하여 투자자 보호에 취약한 구조가 발견된다. 비슷한 구조를 가진 펀드는 선제적으로 밀착 모니터링하고, 문제 발생시 즉시 대응하여 시장혼란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또 라임펀드에 편입된 부실자산을 다른 사모펀드에서 편입하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라임펀드 자산의 건전성 문제가 전체 사모펀드 시장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
-향후 라임이 수립ㆍ발표할 상환ㆍ환매 계획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이 과정에서 당국의 역할은.
“삼일회계법인의 실사 결과를 토대로 기준가격 조정, 펀드별 구체적인 환매계획 수립 등 보다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계획을 마련할 것으로 알고 있다. 감독당국은 마련된 상환ㆍ환매 계획이 정상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상주검사역 등을 통해 밀착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판매사도 즉시 검사에 착수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민원ㆍ제보와 검찰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펀드 판매사에 대한 검사여부 및 시기를 정할 계획이다.”
-금감원에 접수된 분쟁조정은 펀드 기준가격이 조정된 이후부터 바로 착수하게 되는 것인가.
“자산실사, 환매절차 및 판매사 검사 등 진행상황에 맞춰 불완전판매 관련 사실조사(3자 면담, 현장조사 등)를 신속하게 실시하고, 조사 결과 불완전판매가 확인된 건은 투자자보호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분쟁조정할 예정이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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