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월 29일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열린 민주노총 대의원 대회. 홍인기 기자

2017~2018년 촛불혁명 전후 민주노총에 가입한 청년 신규 조합원들은 구체적인 노동조건 개선을 중시하는 등 동지적 관계나 신뢰, 투쟁을 강조하는 이전 세대와 다른 특성을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2017년 이후 민주노총 신규노조와 조합원 연구결과 발표 토론회’에서 장귀연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부설 노동권연구소 소장은 2017년 이후 민주노총 산하에 노동조합을 조직, 가입한 신규조합원 4만여명 가운데 86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30대 이하 청년 세대의 경우 40대 이상 장년 세대보다 학력이 높고 사무직 부문 종사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 가입의 동기부터 세대 간 관점이 달랐다. 30대 이하는 노조 가입 동기요인(5점 척도)에서 노동시간ㆍ안전(4.17점)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이에 반해 40대 이상에서는 임금과 소득(4.13점)을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고용 형태에 따른 세대 간 차이도 확인됐다. 30대 이하는 79.2%가 정규직인 반면 40대 이상은 42.1%가 비정규직이었다. 장 소장은 “30대 이하의 비정규직은 이직이나 전직 등 아직 다른 선택지들이 존재해 노조가 아닌 개인적 탈출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규직 중심으로 신규 가입이 많았다”며 “40대 이상 비정규직은 사실 더 이상 개인적인 노력으로 노동조건을 향상시키기는 어려워 이들 중심으로 신규조직화가 이뤄진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청년 세대들은 노조 가입 전에는 상대적으로 노조에 관심이 적은 편이었으며 사회적 활동 참여율도 낮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노조에 대한 신뢰도에서 30대 이하는 3.79점으로 40대 이상(3.95점)보다 낮았다. 이들은 한국사회나 문재인 정부의 노동3권 보장에 대해서도 장년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민주노총에 대한 요구에서는 소득, 노동시간, 직장내 괴롭힘 등 구체적인 노동조건 개선을 제시했다. 이런 점을 들어 장 소장은 “청년 세대 신규조합원의 특성은 동지적 관계나 신뢰, 투쟁을 강조하는 구 노조 문화와 잘 맞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민주노총이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관심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장 소장은 “어떤 측면에서 보면 젊은 세대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가장 열악한 상황에 처한 노동자”라며 “이처럼 조직화가 어려운 미조직 청년세대 노동자들은 조합원의 특성과는 다른 특성을 띨 수 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여성 조합원의 경우 노조 가입 동기로 직장내 괴롭힘이나 성희롱의 문제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내 괴롭힘 및 성희롱이 노조 가입에 미친 영향(5점 척도)에서 여성 비정규직(3.35점)과 여성 정규직(3.13점)이 남성 비정규직(2.84점), 남성 정규직(2.83점)보다 높았다. 여성 조합원들은 민주노총에도 환경, 안전, 주거와 함께 성평등 실현에도 힘써 줄 것을 요구했다.

박소영 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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