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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패자로 남은 결말… 기성용 K리그 복귀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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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패자로 남은 결말… 기성용 K리그 복귀 불발

입력
2020.02.11 16:56
수정
2020.02.11 20:49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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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SNS 뒷말로 파장 예고…서울 “위약금 언급한 적 없다”

지난해 1월 아랍에미리트연합 아부다비 바니야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페널티킥을 실축한 뒤 아쉬워하는 기성용. 연합뉴스
지난해 1월 아랍에미리트연합 아부다비 바니야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페널티킥을 실축한 뒤 아쉬워하는 기성용. 연합뉴스

국내 축구팬들의 큰 기대를 모았던 기성용(31)의 K리그 복귀가 무산됐다. FC서울과 기성용 측의 11년 전 우선협상권 계약이 이적 협상에 최대 걸림돌이 되어 결국 구단과 선수 측 모두에게도 상처를 남겼다. 서울의 권리 주장이 지나쳤다는 비판과 함께 선수 피해를 줄일 세부적인 조항을 달지 않은 기성용 매니지먼트 쪽의 실책이란 의견도 나온다 않다. 이런 가운데 기성용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뒷말을 남겨 의혹을 증폭시켰다.

기성용 매니지먼트사 C2글로벌은 11일 “기성용이 전날 서울과 전북에 협상 종료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선수 측은 “선의로 타진했던 국내 복귀가 두 구단을 비롯해 K리그 전체에 혼란을 줄 수 있는 사태로 번졌다”며 “기성용이 올해 K리그로 복귀하는 일은 매우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뉴캐슬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결별하며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기성용은 차기 행선지를 해외리그로 정하게 됐다.

기성용 측은 친정팀 서울과 꾸준히 교감하며 입단을 타진한 뒤 꽤 높은 몸값을 책정해두고 협상에 임한 전북과 접촉했으나 2009년 셀틱으로 이적할 때 서울과 ‘국내 복귀 시 우선협상을 해야 한다’는 조건의 계약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전북과 협상도 진척되지 않았다. 강명원 서울 단장은 이날 본보와 통화에서 “구단 차원에서 선수 측에 위약금과 관련한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못박으면서도 기성용 영입을 항시 염두 해 두겠단 뜻을 전했다.

이런 와중에 기성용은 아내 한혜진과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인스타그램에 영문으로 ‘거짓으로 나에게 상처를 준다면 나도 진실로 상처를 줄 수 있다’고 남겼다. K리그 유턴이 불발된 날 던진 메시지라 향후 그 대상이 특정될 경우 진실공방을 비롯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 같은 내용을 접했다는 강명원 단장은 “(선수와 계약 조항) 관련된 내용을 얘기하는 것 자체가 계약위반이기에 계약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서울이 11년 전 기성용의 셀틱 이적 때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약 40억원(200만파운드)의 이적료를 고스란히 가져갔다면 거액의 위약금을 볼모로 한 우선협상권 주장은 지나치다는 의견이 많지만 당시 발생한 이적료가 고스란히 서울 구단에만 간 게 아니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만일 당시 이적료를 구단과 기성용 측이 나눠가졌다면 서울과 위약금 조항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전북과 계약협상에 돌입한 매니지먼트사도 무리수를 뒀다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 축구관계자는 “기성용이 서울과 별도로 맺은 계약이 국내 복귀를 막은 모양새지만 선수 측이 11년 전 계약 때 자신에게 유리한 조항을 삽입하지 않은 책임도 있다”며 “복귀 선수에 제공할 최저연봉, 서울과 우선협상 결렬의 기준 등을 명확히 하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다른 축구관계자는 “선수와 에이전트, 구단이 모두 패한 협상”이라며 “무엇보다 이 상태가 이어진다면 기성용의 향후 국내 복귀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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