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 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추가 정상회담을 원하지 않는다고 측근들에게 말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트럼프 주변 인사들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 재선 성공을 좌우할 결정적 이슈라고 믿지 않으며, 협상 재개로 얻을 잠재적 이득보다 위험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어떤 당국자는 협상이 “죽었다”라는 말까지 했다고 한다.
백악관 안보보좌관 등 미 고위 관리들은 여전히 북한과의 대화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이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 마당에 트럼프 정부가 접점을 찾기 쉽지 않은 북미 회담을 이어 가는 것은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했으리라는 게 중론이다.
북한은 지난해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진작 대화를 거두는 모양새였다. 이후 관영매체를 통해 농업생산력 향상과 에너지난 타개를 위한 “정면돌파전”을 거듭 강조해 왔다. 노동신문은 11일 사설에서 과학기술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미국을 비롯한 적대세력들과의 장기적인 대결이 기정사실”이라고도 했다.
북한의 대화 단절 태세는 미국은 물론, 우리 측을 향해서도 마찬가지다. 남북 협력에 무반응인 것도 모자라 아예 그 상징인 금강산 시설 철거까지 압박했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 예방 조치로 남북연락사무소 운영마저 잠정 중단했을 정도다.
2년 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한반도 대화 분위기가 장기 경색과 단절 국면에 접어든 것이 안타깝지만 그렇다고 비핵화 협상 추동을 위한 남북 교류 노력마저 포기해서는 안 된다. 문재인 정부가 구상 중인 여러 남북 협력 과제 중 인도적 개별 방북 등은 미국도 원론적으로는 반대하지 않는다. 그 지점에서 북한 호응을 끌어내 대화의 불씨를 꺼트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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