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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눈] 이용진 ‘문재인씨’ 논란, 무례한 발언? 표현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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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눈] 이용진 ‘문재인씨’ 논란, 무례한 발언? 표현의 자유?

입력
2020.02.0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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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희ㆍ정청래도 ‘박근혜씨’ 논란…정우성은 ‘소신 발언’ 지지 받아 

 국립국어원 “‘~씨’ 문제 없지만 연로한 대상이면 직함 붙이는 게 자연스러워” 

개그맨 이용진이 지난해 tvN 웹 예능 프로그램 ‘괴릴라 데이트’에서 한 “문재인씨”라는 발언이 뒤늦게 논란이 되고 있다. 방송화면 캡처
개그맨 이용진이 지난해 tvN 웹 예능 프로그램 ‘괴릴라 데이트’에서 한 “문재인씨”라는 발언이 뒤늦게 논란이 되고 있다. 방송화면 캡처

개그맨 이용진이 문재인 대통령을 ‘문재인씨’라고 지칭한 사실이 뒤늦게 논란이 되고 있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박근혜씨’로 이른 사례까지 거론되며 치열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용진은 지난해 2월 tvN 웹 예능 프로그램 ‘괴릴라 데이트’에서 문 대통령을 ‘문재인씨’라고 지칭했다. 당시엔 큰 문제 제기가 없었으나, 이 사실이 지난 5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타고 알려지면서 뒤늦게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에 대한 호칭을 생략한 경우는 처음이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졌다.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는 박 전 대통령 집권 당시인 2013년 11월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정권 심판·국정원 해체·공안탄압 분쇄 5차 민주 찾기 토요행진’에서 박 전 대통령을 ‘박근혜씨’라고 지칭해 지적을 받았다. 이 대표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퇴를 둘러싼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검찰총장까지 잘라내는 박근혜씨가 바로 독재자 아닌가”라고 말했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3년 11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박근혜씨, 노무현 대통령을 ‘노가리’로 비하하고, ‘육시럴X’ 등 온갖 욕설을 퍼부엇던 ‘환생경제’가 그렇게 재밌었나”라고 했다. 호칭 논란이 일자 정 전 의원은 “그럼 각하라 부르리까, 여왕이라 부르리까”라며 “노 대통령을 노가리라 욕설을 퍼부었던 환생경제는 (어떻게 된 것이냐), 당신들의 더러운 입부터 씻고 말하라”고 비판했다.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에 대해 해산을 명령한 2018년 12월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이정희 당시 통진당 대표와 소속 국회의원들이 대심판정에서 나오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에 대해 해산을 명령한 2018년 12월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이정희 당시 통진당 대표와 소속 국회의원들이 대심판정에서 나오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2016년 배우 정우성이 2016년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아수라’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당시 정우성은 극중 대사를 인용해 "박근혜 앞으로 나와"라고 외쳐 대중의 호응을 얻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6년 배우 정우성이 2016년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아수라’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당시 정우성은 극중 대사를 인용해 "박근혜 앞으로 나와"라고 외쳐 대중의 호응을 얻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일본 구보타 루리코 산케이신문 해설위원도 지난해 10월 KBS1TV ‘시사적격’에서 “문재인씨의 역사관”이라고 말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당시 KBS는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에서는 ‘~씨’라는 표현이 격식을 갖춘 존칭어로 사용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대통령에 대한 호칭을 생략해 오히려 대중의 지지를 받은 경우도 있다. 배우 정우성은 2016년 11월 영화 ‘아수라’ 단체 관람회에서 극중 대사 ‘박성배, 앞으로 나와’를 인용해 “박근혜, 앞으로 나와”라고 소리쳤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 게이트’ 관련 피의자로 입건됐던 상태라 그의 말은 소신 발언으로 읽혔다.

이용진 발언에 대한 온라인 반응은 엇갈린다. 먼저 “공인이 국민이 보는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문재인씨’라고 부른 것은 무례한 언행”(leej****)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 누리꾼은 “문 대통령도 직급이 있는데 사회 통념상 ‘~씨’는 듣기 불편한 게 사실”이라며 “우리도 직장에서 상사를 ‘~씨’라고 부르지는 않는다”(유****)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사석에서야 상관 없지만, 방송에서 대통령을 ‘~씨’라 부르는 건 논란을 떠나 방송에 대한 기본 자질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군****)고 했다.

그러나 한편에선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통령은 섬김의 대상이 아니다”(헤****)라는 반박이다. 누리꾼들은 “국민이 선거를 통해 대표를 뽑았다. 국민이 (대통령보다) 더 위다. 신분 제도가 있는 것도 아니고 문제될 게 없다”(s983****) “ ‘~씨’를 붙이는 것도 존칭인데 왜 문제가 되나”(zone****) “대통령을 뭐라고 부르던 개인의 자유고, 방송 문맥에 따라 풍자와 유머로 해석될 수 있다”(mir4****)는 반응을 보였다.

국립국어원은 ‘~씨’라는 호칭의 사용을 어떻게 풀이하고 있을까. ‘표준 언어 해설’에 따르면 방송 매체에서 사회자가 누군가를 소개하며 ‘~씨’라고 지칭하는 것은 시청자나 청취자가 소개받는 이보다 윗사람일 수 있기 때문에 무방한 표현이다. 다만 연로한 초청 인사인 경우에는 직함이 있으면 직함을 붙여 부르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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