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도움 요청에 얼굴 모르는 우한시민 2,000여명 “내가 돕겠다”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 봉쇄 조치를 내린 가운데 미처 가족과 함께 떠나지 못한 반려 동물을 돌봐 달라는 호소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하고 있다.
AFP통신은 3일(현지시간)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중심으로 ‘우한에 남겨진 반려 동물을 구하자’는 내용의 해시태그가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23일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인 우한의 대중교통 운행을 전면 중단했다. 사실상 봉쇄 조치다. 정부의 이 같은 조치 전, 우한을 벗어난 주민들이 미처 반려 동물을 데리고 나오지 못하면서 우한에는 주인 잃은 동물이 남겨졌다. 우한을 벗어났다가 봉쇄 조치 때문에 다시 못 돌아가는 이들도 반려 동물과 떨어진 상태다.
지난달 30일 한 중국 남성은 “제 고양이에게 밥 좀 주세요”라는 글을 웨이보에 올려 도움을 호소했다. 이 글을 본 한 누리꾼은 고양이에게 밥을 준 뒤 SNS를 통해 이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남성에게 보여주는 등 도움의 손길을 보냈다.
중국 채팅 어플리케이션 QQ에서도 우한에 남겨진 반려 동물을 도와줄 사람들을 모집하는 글에 2,000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SNS로 이어진 도움 요청에 안면도 없는 이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중국 전역에서는 동물이 코로나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돌면서 반려 동물이 버려지거나 죽임을 당하는 등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더선 등 외신은 중국 허베이성 톈진의 한 아파트 고층에서 누군가 집어 던진 강아지가 주차된 차량에 부딪혀 숨졌다고 전했다. 또 상하이 주택가에서 고양이 5마리가 한꺼번에 죽은 채 발견됐는데 매체는 잇따른 이 사건들이 동물이 코로나바이러스를 옮긴다는 소문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3일 세계보건기구(WHO)는 “강아지나 고양이 등 반려 동물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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