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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 재현될라” 소상공인들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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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 재현될라” 소상공인들 전전긍긍

입력
2020.02.03 17:53
수정
2020.02.04 15: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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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사태에 남대문시장ㆍ명동 등 방문객 급감

3일 오후 5시, 서울 지하철 2·7호선 대림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5분 거리인 구로구 구로시장. 평소 인근 지역내 중국 거주민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잘 알려졌지만 이날은 눈에 띄게 한산했다. 마스크를 쓴 행인들만 시간차를 두고 지나갔다. 이 곳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진모씨는 “매일 오후 5~7시가 되면 장을 보러 나오는 사람들이 많이 나올 만큼, 대형마트 보단 전통시장에 더 익숙했던 게 중국인이었다”면서 “요즘 중국인들이 찾아보기 힘들 만큼 줄어들면서 장사도 힘들어졌다”고 토로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어려운 상황에서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한 소비자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다.

상인들 사이에선 이미 5년 전, 불청객으로 찾아왔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를 넘어설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다.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가 3주째로 접어들었던 2015년6월17일 당시, 2,000여개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기업의 71.5%가 ‘체감경기 악화를 느꼈다’고 답했다. 가장 많은 피해 유형은 방문객(이용객) 감소(75.5%)였다. 메르스 발생 전후 주요 업종별 매출 감소폭을 살펴보니 학원등록 및 수련회 취소 등 교육 서비스업의 피해(-37.3%)가 가장 컸고 음식점업(-36.6%)이 뒤를 이었다. 또 유동인구가 많고 소규모 점포가 밀집된 전통시장은 취급 품목에 관계없이 고객 수와 매출액 모두 50% 가량 감소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는 “중소기업보다 소상공인이,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이 먼저 큰 타격을 입었다”며 “현재 신종 코로나의 기세를 감안하면 메르스 사태 보다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걱정했다. 실제 중국인 밀집 지역인 구로시장이나 ‘쇼핑 메카’로 알려진 명동과 남대문 등에서도 우한 폐렴 발생 이후 방문객들이 급감했다는 게 이 지역 소상공인들의 한결 같은 목소리다.

3일 경남 창원 태림산업 창원공장에서 ‘신종코로나 관련 기업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3일 경남 창원 태림산업 창원공장에서 ‘신종코로나 관련 기업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중국에서 부품이나 원자재를 들여오는 국내 중소기업도 상황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생산 차질이 빚어지면서 경영압박도 본격화되면서다. 이날 경남 창원 지역 기업인들이 박영선 중기부 장관과 가진 간담회에서도 하소연은 쏟아졌다. 이 자리에서 한 중소기업 대표는 “중국에서 부품을 가져와 만들어 제3국으로 수출하는데 (중국 공장이 9일까지 가동 중단돼)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매출의 70%가 감소하고 물류비용은 3배나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수출규제는 아무것도 아닐 정도로 문제가 커지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유아·노인용품을 생산하는 한 업체 대표는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국내에서 열릴 예정이던 유아·노인 박람회가 일제히 취소돼 내수에도 악영향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박 장관은 “중국에서 2월 10일 조업이 재개될 지가 핵심”이라며 “조업 재개와 불가, 두 가지 시나리오 모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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