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주 새 中방문 외국인 입국 불가… 日, 후베이성 방문자 제한적 거부

中 경제의존도 높은 동남아는 난감… 캄보디아는 “경제 망쳐” 조치 안해

지난 1일 중국 광저우 공항 입국장에서 물통을 잘라 만든 얼굴보호대를 착용한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이동하고 있다. 광저우=EPA 연합뉴스

“중국과 전 세계 사이에 ‘새로운 벽’이 솟고 있다.”

1일(현지시간) 각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산 방지 노력을 전한 뉴욕타임스(NYT) 기사의 한 대목이다. 신종 코로나가 전 세계로 급속히 전파되면서 각국의 대(對)중국 봉쇄가 가속화하는 상황을 ‘벽’에 비유한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대중 여행ㆍ교역 제한 반대 입장은 이미 무색해졌고,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고립은 갈수록 심화하는 분위기다.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건 미국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31일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2일 오후 5시(미 동부시간 기준)를 기해 최근 2주 사이 중국에 다녀온 외국 국적자의 입국을 잠정 금지했다. 이와 관련, 우선 중국 후베이성에 다녀온 자국민을 최대 잠복기인 14일간 의무적으로 격리하기로 했다. 국방당국은 의무 격리자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군 시설을 제공한다. 미국 정부는 또 2일부터 중국발(發) 항공편을 주요 7개 공항으로 집중시켜 탑승객들의 감염 여부 확인을 용이하게 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도 이날 0시부터 최근 14일 이내에 후베이성을 방문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하고 있다. 호주ㆍ뉴질랜드는 중국에서 출발했거나 경유한 모든 외국인 여행객의 입국을 금지했고, 싱가포르도 미국과 비슷한 수준의 조치를 내놓았다. 그 외 과테말라와 엘살바도르 등 아직까지는 신종 코로나 ‘청정지역’인 중남미 국가들도 고강도 중국 봉쇄 조치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주요 국가들의 對중국 봉쇄 조치. 그래픽=김문중 기자

중국을 오가는 하늘길도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베트남 민간항공당국은 중화권 모든 노선의 운항을 5월 1일까지 전면중단했고, 이탈리아는 정부 차원에서 중국을 오가는 모든 항공편을 취소했다. 북한ㆍ몽골이 중국과의 국경을 폐쇄한 데 이어 러시아도 모스크바를 제외한 지역공항의 항공편 운항과 단체관광객에 대한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반면 중국 의존도가 높은 일부 동남아 국가들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섣부른 대응으로 중국의 반감을 살 경우 관광산업과 ‘차이나 머니’가 투입된 대규모 기간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어서다. 대표적 친중(親中)국가인 캄보디아의 훈센 총리는 “중국행 비행로를 폐쇄하고 중국 내 우리 국민을 대피시키는 건 캄보디아의 경제를 죽이고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WHO는 여전히 각국의 대중 봉쇄가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국가 간 정보 공유나 의약품 공급에 지장이 생기고 세계 경제에도 불필요한 충격이 더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하노이=정재호 특파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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