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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목표는 강남 빌딩”… 檢, 법정서 ‘정경심 문자’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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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목표는 강남 빌딩”… 檢, 법정서 ‘정경심 문자’ 공개

입력
2020.01.31 18:25
수정
2020.01.31 18:5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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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공판서 정 교수와 동생 문자 공개

檢 “백지신탁 의무 지킬 생각 없었다”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해 10월 23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서재훈 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해 10월 23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서재훈 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남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뒤 “내 목표는 강남에 빌딩을 사는 것”이라고 자신의 동생에게 말한 사실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검찰은 정 교수가 주식 백지신탁 의무에도 불구하고 고수익을 추구하다 횡령 등 각종 금융범죄에 연루됐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송인권) 심리로 열린 정 교수의 두 번째 공판기일에서 정 교수와 동생 사이의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정 교수는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2017년 7월7일 동생에게 블루코어 펀드에 대해 설명하면서 “내 목표는 강남에 건물을 사는 것”이라거나 “나 따라다녀 봐” “길게 보고 앞으로 10년 벌어서 애들 독립시키고 남은 세월 잘 살고 싶다” 등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검찰은 “조범동씨에게 펀드 투자 설명을 들은 뒤 수백 억대의 강남 건물을 사는 것을 목표로 했다는 것인데, 이해 충돌의 방지를 위한 백지 신탁 등 통상의 간접투자로는 기대할 수 없다”며 “주식의 백지 신탁 의무에도 불구하고, 직접투자와 같은 투자처를 선택하고 고액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다른 금융 범죄를 실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정 교수는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조범동씨에게 투자했고, 조범동씨는 백지 신탁 의무를 우회할 방법을 제공하며 사업에 활용했다”며 “조범동씨가 정 교수를 기만한 것이 아니라 공범 관계”라고 강조했다.

이날 검찰이 공개한 대화 내용에는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언급된 부분도 있었다. 정 교수는 자신의 자산관리인에게 “(백지신탁과 관련해) 안철수가 꼼수를 부렸대”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국회의원 시절 주식 백지신탁 문제로 금융위원회가 소속된 국회 정무위원회를 꺼렸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한 검찰은 2017년 6월 조 전 장관이 정 교수에게 “이번 기회에 아들도 5,000 상속하면 어때”라고 물어본 문자 메시지도 공개했다. 이 질문에 정 교수는 “그 사이에 청문회 나갈 일 없지?”라고 답했다. 5,000만원은 비과세의 한계 금액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사모펀드 출자를 ‘부의 대물림’ 기회로도 삼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일본과 무역 분쟁이 심화하던 지난해 초 ‘반일 테마주’로 꼽히던 주식을 매수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민정수석이던 조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죽창가’를 올리는 등 일본과 관련한 글을 여러 차례 올린 바 있다.

한편 이날 재판부는 정 교수의 사모펀드 사건 재판을 조 전 장관 일가 가족비리 사건 재판과 병합하지 않기로 했다. 유재수 감찰무마 사건이 가족비리 사건과 병합된 만큼, 정 교수 사건까지 합치면 지나치게 방대해진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재판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도저히 횡령이 성립될 수 없다. 그것은 조범동씨 측 내부의 여러 메모나 자료에 의해 충분히 입증된다"며 다음 공판 때 검찰의 증거 설명에 대한 반박 설명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 "검사가 얘기하는 것들 중 다소 법률적, 사실적 쟁점과 빗겨서는 여러 가지 것들을 많이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고도 말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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