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감염자, 가족에 3차 감염 확인
접촉자 분류 우왕좌왕, 전달도 안 돼
검역 인력ㆍ진료소 규모 더 늘려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2, 3차 발병이 잇따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31일 최근 확인된 2차 감염자의 가족 2명에게서 신종 코로나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중국은 물론 해외 각국에서 추가 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는 만큼 예상 가능한 상황이긴 하지만 이 과정에서 보건 당국의 허술한 접촉자 관리, 확진 환자의 부정확한 접촉 설명이 사태를 악화시켰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2차 감염자로 추정되는 6번 환자의 경우 우한에서 입국해 확진된 3번 환자와 1월 22일 저녁을 함께할 때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3번 환자는 증상이 나타난 시점을 이 식사 이후라고 설명해 6번 환자는 처음에 격리가 필요하지 않은 일상접촉자로 분류됐다. 하지만 조사결과 증상이 식사 이전에 나타났을 것으로 판단한 당국은 6번 환자를 뒤늦게 밀접접촉자로 분류했는데, 심지어 이 내용은 관할 보건소에 제대로 전달되지도 않았다.
가벼운 몸살 기운만 느꼈을 뿐 특별한 증상이 없던 6번 환자가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일상활동을 하는 사이 바이러스는 가족에게까지 옮아가고 말았다. 3번 환자가 애초 발병 시점을 정확하게 말했다면, 또 보건 당국의 방역 정보 전달 체계에 빈틈이 없었다면 이 감염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낮은 시민의식과 허술한 보건 행정이 재난을 키운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3번 환자의 경우처럼 증상이 나타날 즈음 추가 감염이 일어나고, 증상이 경미한 6번 환자에게서 3차 가족 감염이 나타난 것은 신종 코로나의 전파력이 상당함을 보여준다. 발병 두 달만에 확진 환자가 1만명에 육박하는 중국을 봐도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보다 전염 속도가 빠르다. 접촉자 분류를 지금보다 강화할 필요는 없는지 검토해야 한다.
중국, 독일에서 잠복기 감염 사례가 나오고 실제 중국 보건 당국이 “잠복기에도 전염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대목도 주시해야 한다. 코로나 감염병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 감염 사례가 없어 무증상으로 입국했어도 발병 후 자진 신고해 대처하면 큰 문제가 없다. 아직 논란은 남아 있지만 만약 무증상 감염이 사실로 확인되면 검역 체계의 틀을 완전히 바꾸어야 하는 심각한 사태가 될 수 있다.
이런 여러 상황을 고려해 보건 당국은 입국자 검역과 접촉자 관리를 지금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긴급 지원 인력, 선별 진료소 확대 규모로 충분한지, 나아가 필요 최소 인력도 갖추지 못한 검역소 체제를 개선할 수는 없는지 짚어봐야 한다. 초기 단계에 공격적인 방역 태세를 구축하지 못해 재난이 된 2015년 메르스 사태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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