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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We are Asan’ 위기 속에 빛난 시민의식, 정치권은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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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We are Asan’ 위기 속에 빛난 시민의식, 정치권은 배워라

입력
2020.02.01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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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교민 격리시설로 지정된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앞에서 31일 오전 한 시민이 딸과 함께 교민을 환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교민 격리시설로 지정된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앞에서 31일 오전 한 시민이 딸과 함께 교민을 환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면서 국민 불안과 우려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시민들이 외출과 만남을 꺼리면서 내수 경기도 얼어붙을 조짐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사실을 굳이 거론하지 않아도 현 상황이 국가비상사태로 번지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여전히 정쟁 모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30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우한 교민의 임시 수용 장소가 천안에서 아산과 진천으로 바뀐 것은 정치 논리”라고 목청을 높였다. 우한 교민을 수용하는 지역 주민의 불안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의원들이 나서서 지역이기주의를 선동하는 것은 불안만 증폭할 뿐 문제 해결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반대로 정부의 오락가락 행정과 소통 부족을 지적한 것을 정치 공세로 치부하는 더불어민주당의 태도도 옳지 않다.

수용시설 진입로를 막고 시위를 벌였던 아산ᆞ진천 주민들은 31일 대승적 차원에서 교민 수용을 받아들였다. SNS상에는 ‘We Are Asan(우리가 아산이다)’ 해시태그를 건 게시물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우한 교민도 우리 국민이며, 감염은 내 가족의 일이 될 수도 있는 만큼 서로 연대해야 한다는 성숙한 시민 의식이다. 역대로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하면 위기에 편승해 국민을 편 가르고, 정부 비판에 활용할 수 있으면 불안과 공포를 가져올 발언도 서슴지 않았던 정치권은 보고 배워야 한다.

더 이상의 감염 확산을 차단하려면 국회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이 많다. 신종 코로나 긴급 대응에 필요한 검역법 등 관련 법령 개정을 서둘러야 하고, 검역 인력 충원을 위해 정부가 목적 예비비를 과감하게 집행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경기 침체에 대응할 민생 법안 처리도 시급하다. 마침 이날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국가 재난을 정쟁에 이용할 때가 아니다”라며 정쟁 중단 선언을 제안하고 이날 예정됐던 총선 선거대책위원회 발족도 연기했다. 뒤늦었지만 비상 상황에 걸맞은 제안이다. 곧 있으면 2월 임시국회도 열어야 한다. 야당도 정쟁 중단을 선언하고 범국가적 대응에 동참하는 걸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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