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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처럼…” 안철수, 이미지 메이킹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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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처럼…” 안철수, 이미지 메이킹 성공할까

입력
2020.01.31 04:4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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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당 후 첫 행선지 佛대사관 찾아…실용주의 신인 정치인 성공 부각 

 정치 입문 7년, 신인 효과 없고 지지율·국민 기대감 낮아 의문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바른미래당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바른미래당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마크롱 마케팅’을 통해 중도 개혁 정치인의 이미지를 띄우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안 전 대표는 바른미래당 탈당 후 첫 행선지로 주한 프랑스 대사관을 골랐다. 30일 필립 르포르 주한 프랑스대사를 만나 “권력 투쟁에 신물이 난 프랑스 국민들이 양당을 다 처단해 새로운 실용적 중도 정부가 세워질 수 있었다”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성공을 추켜세웠다. 안 전 대표는 최근 출간한 저서 ‘안철수, 우리의 생각이 미래를 만든다’에서도 마크롱의 2017년 대선 승리를 “민주주의가 한 단계 ‘전진’하는 혁명적인 일”이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마크롱은 의원 한 명 없는 중도신당으로 대선에 뛰어들었다. 안 전 대표도 자신을 따르는 극소수의 의원과 함께 중도 정당 창당을 모색하고 있다. 둘의 상황은 언뜻 유사해 보인다. 우선 두 사람 모두 좌우 이념을 탈피해 실용을 강조한다. 한국과 프랑스 모두 양당 체제가 장기간 이어져왔다는 점도 닮았다. 안 전 대표가 말하는 ‘마크롱식 중도정치혁명’이 불가능한 건 아니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20%대를 유지하는 부동층의 존재는 양당 정치에 피로감을 느끼는 국민들이 상당하다는 것을 뜻한다”며 “안 전 대표가 마크롱처럼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한국 정치 지형을 보면, 안 전 대표 앞에 놓인 장애물은 2017년 마크롱의 그것보다 험난하다. 대선 9개월 전 경제산업부 장관에서 사임한 마크롱의 지지율은 10%대였고, 선거 직전엔 25%까지 끌어 올렸다. 각종 정치 스캔들로 거대 양당 후보가 자멸한 데다 소수정당에 유리한 결선투표제 덕도 봤다. 안 전 대표는 본보가 지난달 29, 30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3.5%를 얻는 데 그쳤다. KBSㆍ한국리서치가 이달 18~2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안 전 대표의 정계 복귀가 기대되지 않는다’는 응답이 70%에 달했다. 국민의당 시절부터 안 전 대표와 함께한 바른미래당의 한 의원은 “더 이상 예전의 안철수가 아니다. 귀국할 때 공항에 모인 인파만 봐도 그렇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2017년 대선 직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30%대 지지율을 유지했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FP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FP

무엇보다 안 전 대표는 2017년의 마크롱처럼 ‘새 얼굴’이 아니다. 2012년엔 대선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물러났고, 2017년 대선에 출마한 적 있는 대권 재수생이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마크롱은 입각 2년 만에 대선에 뛰어들어 승리했지만, 안 전 대표는 정치를 시작한 지 7년이 넘었다”며 “지금은 마크롱식의 새바람을 일으키겠다는 메시지가 아니라, 7년 간의 정치 활동에 관한 반성과 성찰의 메시지가 필요한 시기”라고 했다.

안 전 대표는 신당 창당 행보도 시작했다.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지낸 한상진 서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를 30일 만나 “기득권 거대 양당은 선거철만 되면 ‘중도 코스프레’를 하기 시작한다”며 독자적으로 중도 노선을 걷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안철수계 바른미래당 소속 구의원과 지역위원장, 당원들도 대거 탈당해 안 전 대표 측에 섰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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