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던 K리그 구단들이 서둘러 짐을 싸 되돌아오고 있다. 중국에서 훈련 중이던 대구 FC와 상주 상무는 조기 귀국을 택했고, 떠날 채비 중이던 강원은 국내로 훈련지를 바꿨다.
가장 먼저 국내로 돌아온 팀은 상주다. 1월 20일부터 중국 메이저우에서 2차 전지훈련 중이던 상주는 27일 국내로 돌아왔다. 훈련 종료 예정일(2월 6일)보다 일주일 가량 빨리 귀국을 택한 것이다.
대구는 중국 쿤밍에서 30일까지 예정된 1차 전지훈련 일정까지만 끝마치고 돌아온다. 구단은 이미 전지훈련이 진행된 이후에 우한 코로나 사태가 터졌고, 우한과의 거리 역시 약 1,500㎞로 상대적으로 먼 때문이라고 밝혔다. 대신 31일부터 2월 13일까지 상하이에서 예정돼 있던 2차 전지훈련은 취소하기로 했다. 상하이는 우한과 800㎞ 가량 떨어져 있다. 대체 훈련지는 경남 남해다. 대구 측은 “29일에 귀국해 30일부터 남해에서 훈련을 할 계획”이라며 “상하이는 쿤밍보다 위험하다는 판단이 들어 (훈련지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양 팀 모두 선수 건강에는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입장이다. 상주 측은 “부대로 조기 복귀해, 부대 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며 “아직 감기 증상을 호소하는 등 건강에 문제 있는 선수는 없다”고 밝혔다.
중국으로 떠날 예정이던 강원은 전지훈련지를 급히 거제도로 변경했다. 본래 강원은 다음달 2일부터 22일까지 광저우 포샨시에서 훈련할 계획이었다. 강원 측은 “우한 폐렴 사태로 전지 훈련지 변경을 내부적으로 계속 논의해왔다”며 “설 연휴 전 훈련지를 거제도로 바꾸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팀과 대결해야 하는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일정도 변동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ACL 조별리그에서는 4개 팀이 한 조를 이뤄 홈ㆍ원정 경기를 치러야 해 중국 원정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F조에 속한 울산 현대는 다음달 18일 상하이 선화와, G조에 속한 수원 삼성은 다음달 12일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원정 경기를 치러야 한다. 여기에 플레이오프로 조별리그 출전 팀들이 추가로 정해지면, 중국 원정 경기가 더 생길 가능성이 있다.
관련 국내 구단들은 홈 경기를 먼저 치르고 중국 원정 경기를 늦추겠다는 의견을 AFC 측에 내고 있다. 울산은 “지난 25일 홈경기와 원정경기 순서를 바꾸겠냐는 공문이 와, 홈을 먼저 하겠다고 의사를 전한 상황”이라며 “아직 추가 답변은 없다”고 밝혔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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