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 싸움으로 휘청거린 여자탁구를 구해낸 건 막내 신유빈(16ㆍ수원 청명중)이었다. 유남규(52) 감독 사퇴로 어수선했던 한국 여자탁구가 막내 신유빈의 깜짝 활약에 힘입어 천신만고 끝에 2020 도쿄올림픽 여자탁구 단체전 본선 티켓을 따냈다.
추교성(49) 감독이 이끈 여자대표팀은 27일 포르투갈 곤도마르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도쿄올림픽 세계 단체예선전 2라운드 토너먼트 패자부활 결승에서 신유빈과 최효주(22ㆍ삼성생명), 이은혜(25ㆍ대한항공)를 앞세워 프랑스를 게임 스코어 3-1로 꺾었다. 이번 대회 16강에서 북한에 1-2로 패하며 탈락 위기에 몰렸던 한국은 패자부활전에서 우크라이나, 스페인에 이어 프랑스까지 꺾어 3연승을 하며 마지막 남은 올림픽 본선 단체전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 과정에선 16세 막내 신유빈의 활약이 빛났다. 신유빈은 첫 복식에서 최효주와 짝을 이뤄 프랑스의 로스리틀 스테파니-유난 지아난 조에 3-1(8-11 11-5 11-6 11-9) 역전승을 거두고 기분 좋게 출발했다. 2단식에 나선 이은혜도 미고토 마리를 3-1로 꺾으면서 한국은 게임 스코어 2-0을 만들었지만, 3단식에 출전한 최효주가 프랑스의 유안 지아난에게 0-3으로 덜미를 잡혀 게임 스코어 1-2로 추격 당했다.
해결사는 신유빈이었다. 신유빈은 프랑스의 마리와 맞붙은 4단식에서도 대범한 플레이로 상대를 제압했다. 첫 세트를 11-9로 이겨 기선을 잡은 뒤 여세를 몰아 2세트와 3세트도 11-9와 11-7로 각각 승리하며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유남규 감독의 사퇴 소식이 알려지는 과정에서 선수단 내 불화설이 퍼졌고, 관련 녹취록까지 존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태 확산 위기감이 커진 여자탁구가 일단 ‘도쿄행 확정’으로 몰락은 면한 모습이다.
추교성 감독은 신유빈의 활약에 대해 “프랑스와 결승에선 1번 복식의 비중이 컸는데, 이겨 한결 수월하게 출발할 수 있었다”며 “마지막 단식에서 신유빈 선수가 어린 데도 대범하게 마무리를 잘 해줘서 이길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올림픽 본선행에 성공한 여자대표팀은 3월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단체전)에 출전한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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