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23T15_4023182] (울산=뉴스1) 윤일지 기자 설 연휴를 앞둔 23일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오전 출근조 노동자들이 명촌 정문을 통해 퇴근하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설 연휴에 들어간다.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이 위치한 울산 북구와 동구는 노동계의 표심이 선거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4ㆍ15총선을 80일 가량 앞둔 울산지역 판세는 자욱한 운무가 끼어 한 치 앞을 분간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2018년 6월 지방선거 당시 여당의 일방적 강세는 사그라들어 총선 판세를 예측하기 힘든 분위기다. 한국당 3곳(중구ㆍ남구갑·남구을), 민주당(북구), 민중당(동구), 무소속(울주군) 각 1곳씩을 차지하고 있는 6개 선거구 지형이 오리무중이다.

울주군 언양읍에서 만난 박석출(60)씨는 “민주당은 재작년 6ㆍ13지방선거에서 시장과 5개 기초단체장을 모두 휩쓰는 ‘기적’을 일궈냈지만 판문점 남북정상회담과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평화무드로 문재인 정부 지지도가 최고 87%에 달했던 당시와는 상황이 판이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공무원 강모(45)씨도 “전임 김기현 시장의 전국 광역단체장 업무수행지지도는 최상위권이었으나 현 송철호 시장은 최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6ㆍ13 울산시장선거 관련, 청와대의 하명수사와 선거개입 의혹이 민주당으로선 부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사건에서 대척점에 선 김기현 전 시장과 송병기 전 울산 경제부시장은 각각 “도둑 맞은 울산시장의 명예를 회복하겠다”, “무차별적 검찰수사의 진실을 규명하겠다”며 ‘남을’과 ‘남갑’에 도전장을 던질 예정이다. 여당 후보의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공천경쟁은 물론 최종 유권자의 선택을 누가 받을지 주목되고 있다.

반면 정반대의 반응도 나왔다. 한 지역 정가 인사는 “최근 청와대 선거개입 등에 대한 검찰수사가 핵심관계자인 송병기 전 울산 경제부시장 영장기각 등으로 표심에 메가톤급 영향을 주기는 힘들 것”이라며 “선거판이 의외로 인물대결로 전개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내다봤다.

국내 제조업 최대 쌍두마차인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이 위치한 북구와 동구는 노동계 표심이 눈여겨 볼 대목이다. 현대중공업 임원 조모(56)씨는 “이 지역은 직원과 가족 등 두 기업 관련 유권자가 전체의 30%를 웃돌아 노동계의 ‘간택’이 당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조씨는 “이 때문에 노동계의 지지를 바탕으로 재선에 도전하는 북구 이상헌(민주당)ㆍ동구 김종훈(민중당) 의원의 아성을 이전까지 이 지역이 텃밭이던 한국당이 쉽게 허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당에서는 국회부의장을 지낸 5선의 정갑윤(중구) 의원, 재선의 박맹우(남을)ㆍ이채익(남갑) 의원의 공천여부가 관심사다. 아직 불출마 선언을 한 명도 하지 않았으나 날로 커지는 물갈이 바람을 피하기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울주군에 위치한 울산과학기술원(UNIST) 직원 장모(47)씨는 “강력한 조직을 바탕으로 5선을 노리는 울주군 강길부(무소속) 의원의 수성 여부가 관심”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에서는 지난해 당협위원장 공개 오디션을 거쳐 선출된 서범수 전 울산경찰청장과 신장열 전 울주군수 등이, 민주당에서는 김영문 현 관세청장, 구광렬 전 울산대 교수, 김태남 지역위원장 등이 각각 지역을 염두에 두고 있어 치열한 판세가 예상된다.

하지만 민심은 민감한 정치현안 보다 조선업 침체 등으로 어려워진 지역경제에 더 관심이 많다는 분석도 나온다. 울산의 핵심상권인 삼산동에서 만난 한 택시기사는 “손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의외로 ‘친문 게이트’니 ‘검찰개혁’이니 시국현안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고 먹고 살기가 어렵다는 푸념이 많다”며 “지역경제가 어렵지만 대안 없이 상대측 비난만 일삼아 여당에도 야당에도 불만이 많다. 정치판이 확 바뀌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울산=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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