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관계 여파 촉각 속 ‘상황관리’ 
 “북 미사일 면밀 주시” 우회 경고도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24일 워싱턴에서 열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국제 안보포럼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리선권 신임 북한 외무상의 기용으로 북한의 대미 강경 노선이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이 상황 관리에 나섰다. ‘인내하는 외교’를 강조하며 협상을 통한 해결 원칙을 재확인한 한편, 북한의 군사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발신해 도발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모습이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행사에서 북한의 ‘새로운 전략무기’ 예고와 관련해 “북한은 공격적인 연구ㆍ개발(R&D) 프로그램 및 테스트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며 “이를 토대로 핵탄두 운반 능력을 갖춘 장거리 탄도미사일 구축을 명백히 시도하고 있고 이는 우리가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는 대상”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예고한 ‘충격적인 실제행동’에 대비해 미 정보당국이 북한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밝힘으로써 우회적인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도 에스퍼 장관은 “우리는 여전히 북한과 외교적 구상을 추구하고 있으며 우리는 진전하기 위한 최상의 길은 정치적 합의를 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북한의 조속한 협상테이블 복귀를 촉구했다. 조너선 호프먼 미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한미연합훈련의 기존 조정 시행방침에 변화가 없다면서 이는 북한에 협상 여지를 주기 위한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미 국무부는 리 외무상의 기용이 북미관계에 미칠 여파에 촉각을 세우며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이날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이 주최한 세미나에 참석해 “정보당국이 북한 정권의 ‘키 플레이어’들을 확인하는 작업을 잘 하고 있다”며 “나는 이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북한이 방향을 바꿔 협상 테이블에 나와 약속한 논의를 하는 데 긍정적인 신호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지난 22일 국무부 고위 당국자가 언급한 ‘느리고 인내하며 꾸준한 외교’라는 대북 접근법을 다시 확인하기도 했다. 지금으로선 미국과 동맹국이 굳건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북한이 협상장에 복귀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탄핵 및 대선국면에서 외교적 성과 도출을 서두르기보다 북한이 핵ㆍ미사일 도발 등 ‘레드라인’을 넘지 않도록 상황 관리에 주력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류가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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