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5 총선의 예선전이자 첫 관문인 여야 정당의 공천 전쟁이 시작됐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여야가 모두 설 연휴가 끝나는 대로 4ㆍ15 총선 공천 실무에 돌입한다. 원혜영 의원이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28일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대상자들에게 개별 통보를 하기로 했다. 이들을 공천에서 일괄 배제하거나 명단을 공개하는 건 아니지만 경선에서 20%나 감산 불이익이 있어 치명타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에게 공관위원장을 맡긴 자유한국당도 대대적인 인적 교체가 예상된다. 황교안 대표까지 나서서 ‘현역 50% 물갈이’와 ‘2040세대 30% 이상 공천’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나 벌써부터 공천을 둘러싼 우려와 잡음이 흘러나온다. 논란이 됐던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 경기 의정부갑 지역위원회 상임부위원장이 23일 총선 출마를 접은 건 그나마 다행이다. 문 의장이 6선을 한 이 지역에 아들인 문 위원장이 출마한다면 전례 없는 ‘세습 공천’ 딱지가 붙을 게 뻔했다. 총선 출마 의지를 밝힌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과 정봉주 전 의원도 ‘뜨거운 감자’다. 두 사람은 각각 부동산 투기, 성추행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지 못해 여론이 곱지 못하다. 공천을 두고 민주당이 고심에 빠진 이유다. 민주당은 이미 불출마 의사를 표명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출마를 설득하고 있어 ‘청와대 참모 모셔 오기’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한국당 역시 보수 궤멸의 위기에서 살아나려면 공천 단계에서부터 쇄신 의지를 보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당내에선 황 대표 주위를 ‘친박계’가 둘러싸고 있다는 의구심이 있다. 황 대표가 직접 물갈이 의지를 표명하고 계파에 휘둘리지 않을 김 전 의장을 공관위원장으로 선임한 것도 이 같은 시각을 의식해서일 것이다. 한국당 공천 혁신의 가늠자는 오랜 텃밭인 대구ㆍ경북(TK)이다. 현재 TK 전체 의석 25석 중 19명이 한국당 소속이다. 이 중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 의원은 초선 정종섭 의원뿐이다. 박근혜 정부 때 TK를 중심으로 빚어진 ‘진박 공천’의 적폐를 청산할 칼자루는 한국당이 쥐고 있다.

공당의 공천은 과정도 철저히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져야 한다. 총선 때마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비판과 ‘사천(私薦)’ 논란이 반복되는 건 기득권 정당들이 민심의 상식에 반하는 공천을 해왔다는 증거다. 선거가 국민의 축제가 되려면 그 출발점은 공천이다. 구태를 되풀이한다면 정당 스스로 국민의 정치 혐오, 불신만 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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