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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경영환경 영향? ‘60세 퇴진 룰’에 유연해진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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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경영환경 영향? ‘60세 퇴진 룰’에 유연해진 삼성

입력
2020.01.24 04:4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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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달초 경기 수원시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이번 삼성그룹 인사에서 그간 성과를 인정 받아 DS부문장에 유임됐다. 삼성전자 제공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달초 경기 수원시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이번 삼성그룹 인사에서 그간 성과를 인정 받아 DS부문장에 유임됐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그룹 계열사 정기인사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가운데 최고위 경영진 인사의 주요 원칙으로 꼽히던 이른바 ‘60세 퇴진 룰’이 이번 인사에선 그리 엄격하게 적용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준수한 성과를 냈다면 연령에 구애받지 않고 계속 믿고 맡기겠다는 ‘실용적 능력주의’가 중시됐다는 해석 한편으로, 대내외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만큼 조직 안정을 기하겠다는 의도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에선 여러 주요 보직에서 이뤄진 발탁 인사에서 보듯 세대교체가 여전히 최우선 원칙으로 작용했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삼성 주요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60대 최고경영자(CEO) 상당수가 유임됐다. 김기남(62)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 이동훈(61)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홍원표(60) 삼성SDS 사장, 전영현(60) 삼성SDI 사장이 대표적이다. 김 부회장, 홍 사장, 전 사장은 2017년 하반기에, 이 사장은 그해 상반기에 각각 CEO를 맡아 올해로 4년차 임기를 이어가게 된다. CEO는 아니지만 이인용(63) 고문이 대외업무(CR) 담당 사장으로 현업 복귀한 점도 눈에 띈다.

이를 두고 종전 인사와는 사뭇 다른 결과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만 60세가 되면 CEO급을 포함한 임원들이 대거 일선에서 물러나던 전례와 다르다는 것이다. 앞서 비교적 큰 폭의 사장단 인사가 있었던 2017년만 해도 삼성전자에선 당시 60대 초중반이던 대표이사 3인(권오현-윤부근-신종균)이 많게는 아홉살 어린 지금의 세 대표이사(김기남-김현석-고동진)에게 부문장 자리를 물려줬고, 60대 사장급 임원 5명이 동시 퇴진했다.

[저작권 한국일보]삼성 주요 계열사 2020년도 최고경영자 인사 그래픽=강준구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삼성 주요 계열사 2020년도 최고경영자 인사 그래픽=강준구 기자

삼성 내 60대 임원들의 건재 이유로는 실적이 첫손에 꼽힌다. 삼성SDI 사장 부임 후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키워 흑자 전환 및 매출ㆍ영업이익 개선을 이뤄낸 전 사장이 대표적 사례다. 또 다른 이유는 불안정한 경영 여건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핵심 경영진이 동시에 재판을 받고 있고 대내외 사업 환경도 녹록지 않은 만큼 경험 많고 검증된 노장들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다만 삼성그룹 인사 전반을 보면 세대교체 기류가 여전히 강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금융계열사의 경우 올해 60세가 된 현성철 삼성생명 사장과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이 물러나고 50대 중반인 전영묵(56) 사장과 김대환(57) 부사장이 각각 CEO로 임명되면서 60세 룰이 정석대로 적용된 모양새다. 비금융계열사에서도 이윤태(60) 삼성전기 사장과 육현표(61) 에스원 사장이 50대 후임자에게 자리를 내줬다.

삼성전자 역시 휴대폰을 담당하는 핵심사업부(무선사업부) 수장을 50대 초반인 노태문(52) 사장이 맡고, 1970년생 부사장(최원준 무선사업부 개발팀장)과 39세 전무(프라나브 미스트리 삼성리서치아메리카 팀장)가 중용되는 등 젊은 리더 발탁 인사가 적지 않았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조직 개편 및 보직 인사를 시행하며 정기인사를 마무리했다. 또 다른 핵심사업부로 공석이었던 생활가전사업부장엔 해당 사업부에서 개발팀장을 맡고 있던 이재승(60) 부사장이 임명됐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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