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털이 예방 문단속은 기본…SNS에 “부재 중” 게시물 주의
보이스피싱ㆍ스미싱 기승…지인 명절인사 URL도 의심해야
가족끼리 감정 자극 주의해야…가정 폭력 발생시 바로 신고
설레는 마음으로 고향을 찾아 붐비는 열차에 몸을 싣는 사람들, 시끌벅적한 전통시장과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돌아가는 떡방아, 간만에 모두 모여 이야기 꽃을 피우며 정을 나누는 가족들. 흔히 떠올릴 수 있는 명절의 풍경이죠? 긴 연휴로 긴장을 풀고 일상에 쉼표를 찍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명절에 특수를 누리는 것은 상인들뿐만이 아닙니다. 범죄 역시 명절 연휴가 대목이라고들 하죠. 들뜬 분위기를 노리는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경찰청에서도 20일부터 연휴가 마무리되는 27일까지 ‘설 명절 종합치안 활동’을 전개한다고 하네요.
경찰 등에 따르면 명절에 특히 늘어나는 범죄로는 크게 △빈집·매장털이 등 침입범죄 △보이스피싱 등 사이버 사기 △가정 내 언어·신체폭력 △음주운전 등 교통법규 위반 등으로 나눌 수 있다고 합니다. 경찰관들 역시 명절까지도 쉬지 못 하고 불철주야 단속에 매달릴 수밖에 없겠죠.
가장 좋은 범죄 대처법은 뭐니뭐니해도 예방입니다. 안전하고 행복한 설 연휴를 위한 예방법, 함께 준비해볼까요?
잠긴 문도 다시 한 번…“나 집에 없어요” SNS도 주의해야
먼저 연휴기간 귀향, 여행 등으로 장기간 집이나 매장을 비우게 될 경우 빈집털이, 매장털이범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 문단속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현관문은 물론, 혹시 베란다나 창문 등이 열려 있진 않은지 꼭 확인해야 하고요. 특히 주변 지형지물을 밟거나 가스배관을 타고 창문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점검하는 게 좋겠습니다. 지구대나 파출소에서는 ‘빈집 사전 신고제’를 통한 순찰ㆍ방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어요.
현관문의 디지털 도어락 비밀번호를 주기적으로 바꾸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닳아있는 버튼, 지문이 묻어있는 센서를 통해서도 비밀번호를 유추한다고 하니 흔적을 지워주면 더욱 좋겠죠? 매장을 운영하시는 분들은 철제셔터 등 2개 이상의 잠금 장치로 문을 단속하고 폐쇄회로(CC)TV 녹화상태, 경보시스템 정상작동 여부를 점검하는 편이 좋습니다. 귀중품은 따로따로 숨겨두거나 금고 또는 은행 보관서비스를 이용하는 편이 안전하고요.
또, 집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들키지 말아야 합니다. 신문이나 우유 등 정기적으로 배달되는 물건이 쌓여있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거주지를 알 수 있는 개인정보 또는 현재 부재중이라는 사실이 올라와 있을 경우 타깃이 될 수 있죠. 배달의 경우 일시 정지 신청을 하거나 경비실 등에 대리 수령 또는 수거를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전기기 원격 조정 또는 예약 전원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면 집안 조명, TV 등을 일정 시간 켜두는 등 인기척을 내면 도둑이 접근하기 어렵겠죠?
“결제한 적 없는데?” 스미싱 주의… 지인 사칭 명절인사도 의심해야
경찰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또는 스미싱 등 사이버 사기 범죄 발생 건수는 지난해 13만6,074건으로 전년도에 비해 무려 21%나 증가했다고 하는데요. 명절을 전후해서는 더욱 활개를 친다고 합니다. 명절 관련 상품이나 렌터카ㆍ숙박권 등 여행 상품 판매를 빙자하기도 하고, 공연 티켓 등을 구매대행 해주겠다며 접근하거나 가짜 쇼핑몰을 통해 사기를 치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지인 카카오톡 계정 등을 사칭한 명절인사, 설 선물 배송물량 급증을 이용한 택배조회 등 URL 포함 메시지도 스미싱이 아닌지 잘 살펴야 합니다.
특히 수사기관에서는 최근 구매한 적이 없는 상품이 결제됐다며 오는 메시지 등에 놀라 전화를 했다 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많아져 각별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메시지에 나와있는 번호로 전화를 하면 가짜 상담원이 “경찰에 신고조치를 해주겠다”고 말하는데요. 이후 경찰ㆍ검찰을 사칭하는 연락이 와 “알고 보니 당신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다”며 모바일 앱을 깔도록 유도, 그 다음부터는 ‘112’로 전화를 해도 범죄자들에게 연결이 되고 피해자 스마트폰의 카메라ㆍ녹음도 실시간으로 전송됩니다.
그 다음은 금융위원회에서 계좌추적 허가를 받았다거나 본인 또는 가족들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이라며 가짜 공문을 주고, 계좌이체를 유도하거나 현금을 준비하도록 해 대면 편취를 하곤 하는데요. 최근에는 여기에 더해 대출까지 받도록 유도한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본인과 가족 등의 개인정보를 줄줄 읊으며 믿게끔 만든 후 ‘주변사람들에게 말하면 그들도 피해를 본다’며 연락을 끊으라 요구하고요. 젊은층 위주로 피해단위가 5,000만원에서 1억 이상까지 상당한 금액대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보이스피싱ㆍ스미싱 범죄가 비슷한 수법을 사용하지만 나날이 교묘하게 발전하고 있어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합니다.
개인정보 유출ㆍ범죄사건 연루 등을 이유로 금융거래정보를 요구한다면 알려주지 말아야 합니다. 현금지급기로 유인한다면 100%라고 보면 되고요.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문자메시지는 아예 누르지 않는 게 좋습니다. 만약 지인에게 온 것이라도 URL링크가 포함돼있다면 누르기 전에 먼저 전화를 해서 본인이 맞는지 확인하세요. ‘출처를 알 수 없는 앱’은 설치하지 않도록 스마트폰 보안설정을 강화하거나, 통신사 측을 통해 미리 소액결제를 차단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인터넷상거래를 할 때는 에스크로(구매안전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좋고, 모바일 앱 ‘사이버캅’을 이용하면 판매자의 전화번호나 계자번호를 이용해 과거 신고를 당한 이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명절 스트레스 주범 ‘가정폭력’…존중ㆍ배려 잊지 말아야
평소 교류가 잦지 않았던 가족들이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면 묻어놨던 갈등이 표출되기도 하죠. 가사 분담ㆍ고부 갈등 스트레스부터 재산 분배ㆍ부모 공양 문제, 심지어 취업ㆍ결혼 등에 대한 무심한 한마디로 가족ㆍ친지간 다툼이 불거지기도 하는데요. 여기에 과다한 음주까지.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명절 연휴에 접수되는 가정폭력 신고는 다른 날 평균치에 비해 40% 안팎으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통계청에선 설ㆍ추석이 명절이 끝나는 3월과 10월 이혼소송이 10~20% 늘어난다는 수치도 볼 수 있죠.
당연해 보이지만 어려운 이야기죠, 무엇보다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합니다. 가사를 서로 분담하고 사생활을 캐묻거나 남과 비교하는 발언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명절에 일어난 우발적인 상해ㆍ살인사건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가정폭력 범죄의 특성상 자택 등 은밀한 곳에서 범행이 이뤄지고, 집안일이라며 감추는 경우도 많아 당사자가 신고하지 않으면 적발도 쉽지 않다고 합니다. 상황이 나빠질 수 있으니 숨기지 말고 경찰에 신고해 관련 상담기관의 도움을 받는 편이 좋습니다.
설 당일 교통사고 부상 50% 증가…찰나의 실수, 방심은 금물
손해보험협회 등의 최근 3년간 대인사고 발생현황 자료에 따르면 설 연휴 전날 교통사고가 평상시에 비해 22.5%까지 증가했다고 합니다. 부상자는 설 당일에 가장 많은 7,184명으로 나타났는데요. 평소보다 무려 50% 이상 높은 수치입니다. 음주운전과 중앙선 침범으로 인한 피해도 20% 이상 늘고요.
교통량이 증가하면서 정체되는 등 평소와 운전환경이 달라지는데다, 성묘 등 가족행사로 동반 탑승자가 많아져 사고가 늘어난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가족ㆍ친지 등과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아지는 점도 방심의 요인이 됩니다. 장시간 운전할 경우 운전자를 교대하거나 중간에 졸음쉼터나 휴게소를 이용하는 등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안전띠 착용, 과속운전 방지, 갓길 운행 금지. 다시 한번 교통법규를 되새기고 준수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겠습니다. 자, 무탈히 따듯한 설 명절 보낼 준비 되셨나요?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