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해 11월 서울시교육청에서 서울 특성화고 종합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교육청의 ‘2020 총선 모의선거 프로젝트 학습’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선관위는 서울시교육청의 이 선거 교육 프로그램이 사실상 사전 여론조사로 볼 부분이 있어 공무원의 선거 개입을 금지하는 선거법 위반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서울시교육청의 모의선거 교육은 참여를 신청한 초ㆍ중ㆍ고 40개교를 대상으로 21대 총선에 후보를 내는 정당이나 실제 총선 출마자의 공약을 토론을 거쳐 분석해 모의 투표까지 해보는 것이 얼개다. 모의 투표를 포함한 청소년 선거 교육은 이미 북미와 유럽 각국에서 도입해 실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에서 한국YMCA전국연맹, 징검다리교육공동체가 이런 수업을 진행해 교육 자체가 새로울 건 없다.

문제는 선거법 개정에 따라 관련 교육 대상에 현 고교 3학년 중 선거권자가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공무원이 선거권자의 지지도 파악을 금지하는 현 선거법을 위반할 소지가 없지 않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선관위의 판단을 존중하겠다”고 밝힌 만큼 현행법과 충돌하지 않는 형태로 교육 내용을 준비해야 마땅하다.

다만 서울시교육청이 검토하는 대로 이런 법적 문제를 피하기 위해 당장 선거 참여를 앞둔 고교 3학년을 아예 교육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는 의문이다. 임시방편으로 공약 토론에는 참여하되 모의 투표에서 이들을 제외하든지, 근본적으로 선거법을 보완해 중등 이하 교육과정의 선거권자 모의 투표를 허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서서히 변해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오랫동안 우리 공교육에서는 선거 체험을 포함한 민주시민교육이 부재했다. 선거 연령 하향을 두고 여전히 일부 기성세대가 나서서 “교실이 정치판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목소리를 높이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이런 풍토를 바꾸기 위해서라도 선거 직전 뿐만 아니라 상시적인 관련 교육이 필요하다.

그러자면 초ㆍ중등 교육은 교육청 책임이라 해도 이런 문제에 교육부가 뒷짐 지고 있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번 기회에 교육부와 교육청, 선관위가 활발하게 의견을 교환해 공정선거 원칙을 해치지 않으면서 청소년 선거교육을 활성화하는 기준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