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경기도 아주대 회의…입장차만 확인 
아주대병원 본관 헬기장에서 외상환자 이송을 위해 출동하는 모습. 아주대병원 제공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내 ‘닥터헬기’가 운항중단 위기에 놓였다. 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가 센터장직 사임의사를 밝힌 뒤 센터 내 다른 의사들이 ‘닥터헬기 탑승거부’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닥터헬기’ 도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던 경기도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닥터헬기를 무조건 띄우도록 돕겠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중재에 나선 상태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가 중재역을 자처한 것은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예산지원을 포함한 도 차원의 대응에 나서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경기도와 보건복지부, 아주대병원 등에 따르면 아주대 외상센터 의료진 대부분이 닥터헬기 탑승거부 의사를 밝혀 당초 이날부터 운항을 재개하려던 계획이 중단된 상태다.

외상센터 측은 “현재 인력으로 닥터헬기를 타는 것은 무리”라며 “아주대 외상센터 의료진이 탑승하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란 입장을 병원과 경기도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상센터 전문의가 11명뿐인데 수년 째 당직근무와 헬기 탑승을 동시에 진행해 인력 충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탑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교수도 병원 측에 인력 증원을 지속적으로 요청하는 등 문제해결을 촉구했지만 여의치 않자 최근 사임의사를 밝힌 상태다.

지난해 9월 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에서 열린 '일곱 번째 닥터헬기 출범식'에서 이국종 센터장이 헤드셋을 착용하고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당초 닥터헬기는 이날부터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었다. 지난해 10월 31일 독도 해상에서 환자를 긴급 후송 중 추락한 소방헬기와 같은 기종(EC225)이어서 같은 해 11월 1일부터 최근까지 운항이 잠정 중단됐었다.

닥터헬기가 뜨지 못하면서 이날 낮 12시17분 경기 하남시 초이동에서 발생한 화물차량 추락(3m) 사고로 중상을 입은 운전자 A씨를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로 후송하기 위해 닥터헬기가 아닌 소방헬기가 동원되기도 했다.

닥터헬기는 긴급구조가 필요한 중증응급환자 발생 시 외상센터 의료진이 탑승해 이송 중에도 응급수술이 가능하다. 외과전문의 1명과 간호사(또는 응급구조사) 1명 등 2명이 반드시 탑승하도록 돼있다 반면 소방헬기는 응급구조와 긴급호송만을 목적으로 한다.

사정이 이처럼 전개되자 경기도와 복지부, 아주대병원 등은 이날 오전부터 아주대병원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그동안 제기된 닥터헬기 운영에 따른 소음과 인력난, 병동 문제, 향후 지원방안 등을 논의했지만 입장차만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0월 18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국종 아주대 의대 교수(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가 답변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병원 측은 “헬기 탑승인원이 부족하다”는 기존 입장을 밝혔고, 복지부는 “사태의 추이를 보면서 해결방안을 찾아보자”며 당장의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복지부나 병원 양측 모두 ‘외상센터 운영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입장은 분명히 한 상태다.

경기도 관계자는 “외상센터 운영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은 닥터헬기 운항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깔린 것 아니겠냐”며 “다만 경기도가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보다 정부가 먼저 근본방안을 내 놓는 게 순리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민 안전을 위해 닥터헬기가 운항할 때까지 소방1·2·3호기 모두 상시 대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대병원 경기남부 권역외상센터 전경. 아주대병원 제공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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