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고 신격호 명예회장이 유언을 남겼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 겸 롯데지주 대표이사가 고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이자 명예회장의 유언장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황 부회장은 20일 서울시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빈소에서 취재진과 만나 ‘고인이 유언을 남기셨느냐’는 질문에 “유언을 남겼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고인의 재산 상속 및 사회 환원 계획에 대해 “상속이나 재산 환원 문제는 유가족들끼리 논의하지 않겠나”며 즉답을 피했다.

고인의 유언장 유무와 유산 등은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세간에는 신 명예회장이 그룹 경영과 관련한 유언장이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가 돌았다. 지난 2015년부터 경영권을 두고 다툼을 벌이던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장남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그룹 부회장 사이를 정리하는 유언장일수도 있어서다.

그러나 그룹 내에선 “수년 동안 치매를 앓았던 고인의 건강상태를 감안하면 유언을 남겼을 리 없고, 설령 있다고 해도 건강상태로 인해 법적 효력을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황 부회장은 고인과 인연이 깊다. 지난 1979년 입사한 황 부회장은 40년간 신 명예회장을 보필했다. 황 부회장은 “신 명예회장이 가장 좋아하는 말은 도전과 열정이었다”며 “명예회장의 도전 정신을 앞으로도 그 DNA를 계속 이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과거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제과 공장을 시찰하던 모습. 롯데그룹 제공

그는 이어 “고인은 열정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면서 “항상 하시는 말씀이 ‘너 가봤어?’라고 하셨다“, “열심히 안 한다는 생각이 들면 ‘끝까지 해보자, 잘 할 수 있다’,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등의 일화를 들려줬다.

또한 황 부회장은 1년여 만에 재회한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관계가 회복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옆에 나란히 앉아 계시니 교감하지 않겠나”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신동주(맨 앞)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 뒤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보인다. 롯데그룹 제공

앞서 두 형제는 빈소가 차려진 19일부터 이틀째 나란히 서서 조문객들을 맞고 있다. 이날 빈소에는 오전 9시 40분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재계 총수로서 첫 방문을 시작해 손경식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최창원 SK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김윤 삼양그룹 회장,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조윤성 GS리테일 사장,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최한명 풍산 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허인영 SPC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이 방문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오거돈 부산시장, 박성수 송파구청장, 이선호 울주군수,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 하임 호셴 주한 이스라엘 대사, 브루노 피게로아 주한 멕시코 대사 등 정계 인사들도 조문 행렬을 이뤘다.

발인은 22일 오전 6시이며, 영결식은 이날 오전 7시 잠실롯데월드몰 8층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장지는 고인의 고향인 울산 울주군 선영이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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