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비하 발언’으로 또 논란을 일으킨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연일 장애인단체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이 대표가 직접 사과하고 당 차원의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장애인단체들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17일 서울 중국 국가인권위원회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대표를 비판했다. 전장연은 “2018년 12월에 이어 계속되는 이 대표의 장애인차별 발언은 장애인들의 탄식을 자아낸다”면서 “장애인들이 ‘상처를 받았다면’이란 가정 하에 죄송하다는 말을 하는 건 진정한 사과는커녕 명백한 우롱”이라고 지적했다.
전장연은 이날 인권위에 진성서를 제출했고, 이 대표에게는 설 전까지 반성문을 달라고 요구했다. 전장연은 다음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추가 기자회견도 예고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한국장총)은 이 대표의 사퇴까지 주장하고 있다. 한국장총은 전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누구든지 장애를 이유로 학교 시설 직장 지역사회 등에서 장애인 또는 장애인 관련자에게 모욕감을 주거나 비하를 유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을 명백히 위반하는 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정치지도자가 (그런 행위를) 매년 되풀이하는 게 용납돼서는 안 된다”며 “되풀이되는 사과문은 더 이상 진정성 없는 형식적인 사과일 뿐”이라고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씀’에 출연해 “선천적 장애인은 어려서부터 장애를 가지고 나와 의지가 약하다고 한다”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이튿날 해명을 요구하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그런 분석을 전해 들어서 한 말인데, 결과적으로 상처를 줬다면 죄송하다”고 답해 ‘조건부 사과’ 논란까지 빚었다.
이 대표는 2018년 말에도 “정치권에서는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그런 정신 장애인들이 많이 있다”고 언급해 장애인들의 강한 비판을 불렀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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