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vs GS건설, 인피니티풀ㆍ특화설계 등으로 맞서
지난해 한남3구역을 둘러싼 대형 건설사들의 치열한 수주전이 정부 당국의 제동으로 재입찰을 기다리는 가운데, 한동안 뜸했던 서울의 재건축 수주전이 올해 다시 본격 개막됐다.
주인공은 서울 성동구 한남하이츠다. 국내 대표 건설사인 현대건설과 GS건설 두 곳이 맞붙었다. 한동안 재건축 사업에 숨고르기를 하던 건설사들이 한남하이츠 수주전을 기점으로 다시 격돌하는 모양새다.
한남하이츠아파트 주택재건축사업조합은 18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남하이츠는 8개동 535가구 규모로 1982년 준공됐으며, 재건축을 통해 790가구와 근린생활시설이 지어진다. 공사비는 3,4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수주 경쟁을 벌이는 현대건설과 GS건설은 모두 고급 아파트를 핵심 카드로 강조하고 있다. 특히 한강 조망권 가구를 늘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현대건설은 단지명으로 ‘한남 디에이치 그라비체’를 제안하며 한강이 보이는 가구를 265개 늘렸다. 현대건설의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인 ‘디에이치’가 강북권에 도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S건설의 ‘한남자이 더 리버’는 한강 조망 가구를 305곳 지을 예정이다. 다만 두 건설사 모두 서울시의 특화설계 규제를 의식한 듯 “설계 기준을 준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커뮤니티시설 경쟁도 치열하다. 현대건설은 한강을 바라보며 수영할 수 있는 인피니티 풀 등을 제시했고, GS건설은 스카이라운지 등을 내놓았다. 특화설계도 제안했다. 현대건설은 기존 조합안과 달리 커뮤니티 시설 내 조명과 환기, 채광이 모두 가능하다고 밝혔고, GS건설은 생물 서식 공간을 복원해 생태친화적 아파트단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비용에서는 두 건설사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현대건설은 2,000억원 규모의 ‘사업촉진비’ 제공을 조합에 제안했다. 사업촉진비는 조합이 세입자 보증금 처리와 각종 금융대출 해결에 사용하는 비용이다. 반면 GS건설은 낮은 공사비를 내세웠다. 재건축조합이 예상한 공사비보다 132억원 낮게 제시했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의 정면 대결은 2017년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이후 처음이다. 총 사업비 10조원에 달했던 수주전이었는데, 접전 끝에 현대건설이 승리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GS건설이 지난해 10월 시공사 선정에 단독 참여하는 등 한남하이츠에 많은 공을 들이며 조합원들의 마음을 얻고 있다”면서도 “반면 중ㆍ장년층은 현대건설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 시공사 선정의 향배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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