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스타트업 비지고가 개발한 모기 추적 레이저. 비지고 공식 홈페이지.

“엥~” 여름 밤 귓가를 맴도는 모기 날갯짓 소리에 누구나 한 번쯤 잠을 설친 경험이 있을 터. 물렸을 때의 불쾌한 간지러움 때문에 모기는 대표적 여름철 불청객이자, 말라리아나 뎅기열 같은 질병을 옮기는 위험한 해충으로 꼽힌다. 모기향, 모기장, 살충제 등 모기를 물리치기 위한 제품도 다양하다. 이제 인공지능(AI) 기술까지 가세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비지고(Bzigo)가 개발한 모기 추적 레이저 이야기다. 이 레이저는 모기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둘 무기가 될 수 있을까. 더 이상 아까운 피를 모기에게 헌납하지 않아도 되고 편안히 잠을 자는 게 가능해 질까.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소비자가전 전시회 ‘CES2020’에 출품된 비지고의 모기 추적 장치는 모기를 포착해 레이저 포인터로 그 위치를 알려주는 장치다. 동시에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을 통해 집 주인에게 모기 포착 알림이 울린다. 대신 모기를 죽이지는 않는다. 그 다음부터는 이용자의 몫이다. 신문으로 때려 잡거나, 파리채를 휘두르면 된다. 비지고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나다브 베네덱은 현지 언론을 통해 “(모기 퇴치의) 어려운 점은 모기를 죽이는 게 아니라 포착하는 일”이라며 “우리는 바로 그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모기가 포착되면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으로 알림이 울린다. 비지고 유튜브 캡처.

작동 방식은 이렇다. 우선 적외선 카메라가 날아다니는 물체를 탐지하면 내장된 컴퓨터 비전 알고리즘으로 이 물체의 비행 패턴과 속도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모기를 먼지 조각과 같은 다른 초소형 물체와 구분한다. 이렇게 확인된 모기가 벽이나 천장에 앉으면 적외선 레이저로 모기의 위치를 가리킨다. 이때 사용되는 레이저 포인터는 육안으로 봐도 안전한 정도인 ‘Class1’ 레이저다. 적외선을 사용하기 때문에 밤에도 사용할 수 있다. 8미터 거리에서까지 모기를 목격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실내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비지고 측은 벽이나 천장에서 쉬고 있는 모기를 90% 확률로 탐지한다고 밝히고 있다. 모기가 한 자리에만 머무르지 않고 날고 앉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비행 사이클을 여러 번 반복하면 거의 모든 모기가 이 레이더에 포착되는 셈이다. 이 정도 수준의 기술 정확성을 얻는 데까지 4년이 걸렸다. 아직까지 비지고의 기능은 모기를 포착하는 데 그치지만 비지고는 다음 출시 모델에는 모기를 죽이는 기능까지 추가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법은 내놓지 않았지만 초소형 드론인 나노 드론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비지고가 개발한 모기 추적 레이저. 비지고 유튜브 캡처.

가격은 169달러(약 19만 5,900원). 다만 정식 판매는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 비지고는 아직까지 대량 제작을 위한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이르면 2021년 초 정식 판매할 계획이다.

이미령 인턴기자 digita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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