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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승 투수’ 장원삼 “부산에선 제대로 해 보고 끝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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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승 투수’ 장원삼 “부산에선 제대로 해 보고 끝내야죠”

입력
2020.01.16 08:0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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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장원삼이 제주월드컵경기장 트레이닝센터에서 진행 중인 선수협 주최 동계 캠프 훈련 도중 잠시 쉬며 웃고 있다. 성환희 기자
롯데 장원삼이 제주월드컵경기장 트레이닝센터에서 진행 중인 선수협 주최 동계 캠프 훈련 도중 잠시 쉬며 웃고 있다. 성환희 기자

지난해 LG 유니폼을 입었던 장원삼(37ㆍ롯데)은 시즌 시작 전인 2월 본보와 만난 자리에서 “마지막 팀이라는 각오”라는 말로 새 출발을 다짐했다. 2018시즌까지 몸담았던 삼성에서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고 판단해 방출을 자청하고 밑바닥에서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다. 베테랑을 잇따라 영입한 LG가 장원삼도 데려갔다.

하지만 LG 역시 장원삼의 활용 방법을 제대로 찾지 못했다. 지난해 1군에서 선발 3경기 포함해 8경기 등판이 전부였다. 시즌 종료 후 또 다시 ‘합의 방출’. 그러나 1년 전 상황과는 또 다르다. 지난해엔 LG가 복수의 팀과 경쟁 끝에 장원삼을 데려갔다면 이번엔 그에게 별다른 눈길을 주는 팀이 없었다. 1년 동안 눈에 띄는 성적 없이 나이만 한 살 더 먹은 장원삼의 ‘상품 가치’는 추락했다.

KBO리그 좌완 통산 다승 3위(121승)의 베테랑 투수는 결국 입단 테스트까지 거쳐 LG에서 받았던 연봉 5,000만원보다도 더 적은 금액에 부산행을 택했다. 15일 제주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난 장원삼도 1년 전을 떠올리며 “이제는 진짜 마지막이죠”라며 웃었다. LG에서 기회를 많이 받지 못한 아쉬움이 없느냐고 묻자 “LG는 젊은 투수들이 잘 하니까 육성 기조를 이어가려 했던 것 같다. 그래도 (내 또래 중에) (송)은범이는 잘 됐다”고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이렇게 끝내기엔 아쉽다. 제대로 해 보고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추락한 명예를 되찾기 위해선 일단 몸을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찾은 곳이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와 대한선수트레이너협회가 주최한 제주 동계훈련이다. 저연봉ㆍ저연차 선수들을 위해 마련된 캠프지만 장원삼은 현대 시절 한솥밥을 먹은 김용일 트레이닝코치의 추천에 곧바로 합류했다. 장원삼은 “와 보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시설이 훌륭하고 날씨도 따뜻해서 운동하기엔 정말 좋은 조건이다”라며 만족스러워했다.

실내 훈련에 이어 강창학구장으로 옮겨 운동을 이어가는 장원삼의 얼굴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그저 야구를 계속할 수 있다는 행복감이 묻어났다. 장원삼은 “부산에 집을 알아봐야겠다”면서 “롯데는 워낙 팬이 많은 구단이라 선수들에겐 매력적인 팀이다”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2006년 현대에 입단해 우리 히어로즈로 간판을 바꾼 2009년까지 뛴 장원삼은 2010년 삼성으로 옮겨 9시즌을 몸담았다. 2012년 개인 최다인 17승을 올리는 등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을 거두며 좌완 에이스로 거듭났지만 2016년부터는 부상 여파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러면서 자존심도, 과거의 영광도 모두 내려 놓았다.

이번엔 스프링캠프 참가도 장담할 수 없다. 그는 “받아준 것만으로 롯데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지난해와 달리 아픈 곳 없이 몸 상태는 멀쩡하다. 기회가 올 때까지 묵묵히 준비하겠다”며 다섯 번째 팀에서의 출사표를 던졌다.

서귀포=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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