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성 인플루언서경제산업협회 협회장 인터뷰
“중국 인플루언서인 ‘왕홍(網紅)’은 커머스 기술이 뛰어나지만, 콘텐츠가 약해 한국의 콘텐츠와 결합되면 시너지 효과가 높아집니다.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국내에서 왕홍을 양성해 지역에서 생산된 기업 제품을 중국에 팔 수 있는 매개체로 육성할 것입니다.”
국내 최초로 인플루언서 분야 사단법인(인플루언서경제산업협회)를 만든 김현성(47) 협회장은 올해 포부를 이처럼 밝혔다. 그는 협회, 서울 영등포구청, 왕홍 육성기관 등 3자가 참여하는 프로젝트를 관내 중국교포들이 많은 영등포구청에 이미 제안해 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인플루언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영향력이 큰 사람들을 말한다.
지난 6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에서 만난 김 협회장은 “지난해 가을 중국에 가서 현장을 보고 왔다”면서 “중국에는 ‘타오바오 마을’이라는 왕홍 집단 거주촌이 있는데 개인이 라이브 홈쇼핑을 통해 물건을 팔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자체가 구성한 스튜디오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데 이는 중국 정부 차원에서도 모범 정책으로 칭찬받았다고 한다. 다만 그는 “커머스 중심의 왕홍은 한국에서 콘텐츠 교육을 원하고 있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베트남과도 교류해 양국 간 디지털 경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경제 포럼을 내달 창립할 계획이다. 두 나라를 뛰어넘어 올해 연말에는 아시아에서 인플루언서 산업의 담론을 주도하고자 아시아 인플루언서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연말 남방권 10여개국에서 아시아 인플루언서들이 모이는 1박2일 콘퍼런스 개최를 준비 중이다.
지난해 7월 창립된 협회는 짧은 기간 눈에 띄는 활동을 해왔다. 창립 한달 뒤 영화 ‘김복동’을 홍보하기 위해 강남의 한 영화관에서 인플루언서 시사회를 열었다.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탤런트 정가은씨 등 10여명의 인플루언서를 포함해 150명이 모여 영화 홍보에 힘을 보탰다. “많은 시민들이 영화를 감상하고, 김복동 할머니의 삶을 알아달라는 의미”였다고 한다.
작년 10월 말에는 외국인을 포함해 수십 명의 인플루언서가 악전고투 끝에 독도에 입도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일 간 대치가 가파르던 시기 의연하게 대처할 것을 응원하는 차원이었다..
김 협회장은 “인플루언서가 디지털경제산업의 주체란 것을 정부가 간과하고 있다”며 “인플루언서산업 창업센터를 설치하고 개별 인플루언서의 브랜드 파워를 키워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성재 기자 pass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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