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고령 사회에 대한 우려와 대책을 촉구하는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5년 뒤인 2025년이면 우리나라도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접어든다. 반면 출산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7~9월) 출생아 수는 7만명대에 머물면서 3분기 기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인 합계출산율도 3분기 0.88명으로 추락했다.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가 겹쳐, 결국 인구 역전으로 고령자에 대한 부양이 큰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우리 사회가 고령화 사회에 대해 불안해하고 걱정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되는 일이다. 그러나 고령자를 경제적 측면에서 별개의 인구집단으로 보면서 부양의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문제 해결을 위한 바람직한 접근 방법이 될 수 없다.

사회복지정책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고령자의 기초연금 수급과 범위를 확대하고 공공시설이용요금의 할인이나 의료비혜택을 늘이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이 경우 재정적 부담은 점점 커지고 결국 부메랑이 돼 젊은 세대의 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고령자가 ‘나이 듦’에 대해 자각하고 이에 감사하며 자부심을 갖고 당당하게 나설 수 있도록 인신의 전환을 이루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나 사회적으로 해야 할 일도 있지만 무엇보다 고령자 스스로 생각을 바꾸는 게 우선이다. 나이가 많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기초연금 받고 공짜 지하철 타면서 돌아다니면 정말 아무것도 못하게 된다.

젊었을 때 생계를 위해 열심히 일한 것처럼 나이 들어서도 나의 삶을 위해, 그리고 가족과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게 중요하다. 이런 일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는 것, 자신의 건강을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운동을 통해 건강을 유지함으로써 가족과 사회에 부담을 주지 않는 것, 이런 게 고령자가 가져야 할 첫째 덕목이다.

벤자민 콘웰(Benjamin Cornwell) 미국 시카고대 사회학과 교수는 “고령자야말로 가장 스트레스가 적고 수입이나 명예를 위한 경쟁 부담과 욕심도 덜해 인생의 어느 시기보다 행복한 연령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연구결과를 통해 밝힌 바 있다.

고령자가 생각을 바꾸기만 하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연령대를 살고 있다는 만족감과 성취감 속에 지금까지의 삶과 전혀 다른 인생을 영위할 수 있다. 적어도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좌절하거나, 몸과 마음을 해치고 가족과 사회에 폐를 끼치는 일은 하지 않게 될 것이다.

고령자를 보는 사회 인식의 변화도 필요하다. 오늘의 고령자는 과거와 달리 건강한 몸과 정신을 유지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역할이 주어지면 높은 생산성뿐 아니라 사회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능력과 지혜를 갖고 있다. 이들을 부양의 대상이 아니라, 생산적인 사람으로 포용하는 인식의 전환이 요구되는 이유다.

한국골든에이지포럼 대표회장(연세대 명예교수)

김일순 한국골든에이지포럼 대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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