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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 속에 화산… 필리핀 ‘탈 화산’ 작지만 위험한 이유

입력
2020.01.13 11:26
수정
2020.01.13 19:3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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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탈 화산 폭발 개념도. 그래픽=송정근 기자
필리핀 탈 화산 폭발 개념도. 그래픽=송정근 기자

필리핀 수도 마닐라 인근 탈(taalㆍ현지 발음 따알) 화산이 12일 폭발하면서 쓰나미(지진 해일) 우려도 커지고 있다. 내륙에 위치한 가장 작은 활화산이지만 ‘화산 속 화산’이라는 독특한 특징 때문이다.

13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약 65㎞ 떨어진 타가이타이 지역의 탈 화산이 폭발해 화산재와 수증기가 15㎞ 높이까지 치솟았다. 이후 지진이 세 차례 발생했고 오후까지 분화가 이어졌다. 이날까지 관측된 화산 지진과 여진만 75회가 넘는다. 인근 주민과 관광객 수만명이 대피했고 항공기 운항도 대부분 중단됐다. 또 마닐라와 수도권 일대 학교에는 휴교령이 내려졌고 일부 정부기관들도 일시적으로 문을 닫았다. CNN방송에 따르면 탈 화산 주변 100㎞ 이내 거주 인구는 약 2,500만명에 이른다.

필리핀 탈 호수와 화산 위치. 구글맵 캡처
필리핀 탈 호수와 화산 위치. 구글맵 캡처

현재 화산 일대는 영구 위험지대로 선포됐다. 필리핀지진화산연구소(PHIVOLCS)는 화산 경보를 최고 단계(5단계) 바로 아래인 4단계로 격상한 상태다. 용암 분출 같은 위험한 화산 활동이 최소 수시간 내에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1977년 이후 43년만에 분화한 탈 화산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활화산이지만 필리핀에서 두 번째로 활동이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1911년과 1965년 등 지금까지 일어난 몇 차례 폭발로 6,000여명이 숨졌고, 지난해에도 화산 지진이 발생했다.

탈 화산은 ‘화산 속 화산’이다. 탈 화산이 위치한 화산섬은 거대한 탈 호수 한가운데 있는데, 실은 그 호수가 원래의 분화구다. 화산의 폭발로 생긴 분화구에 물이 채워지면서 호수가 됐고, 다 잠기지 않고 뾰족하게 솟은 부분이 탈 화산이라 불리는 현재의 화산섬이 됐다. 여기에 1911년 폭발로 다시 화산섬 꼭대기의 분화구 호수(너비 2㎞)에 조그마한 섬인 ‘벌칸 포인트(Vulcan Point)’가 생겼다. 탈 호수는 최대 길이 25㎞, 최대 깊이는 172m에 달할 정도로 커 호수 중앙에 위치한 탈 화산의 폭발로 강력한 쓰나미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높다.

필리핀 탈 호수와 이번에 분화가 일어난 화산섬 위치. CGTN 캡처
필리핀 탈 호수와 이번에 분화가 일어난 화산섬 위치. CGTN 캡처

탈 화산은 평소 특이한 경관과 접근 편의성 덕에 관광객이 줄을 잇는다. 수도 마닐라에서 가까운데다 보트를 타고 화산섬에 닿은 뒤 마부가 이끄는 조랑말을 타면 높이 311m 분화구까지 쉽게 올라갈 수 있다. 그 곳에선 섬(필리핀) 안의 호수(탈 호수)→호수 안의 섬(화산섬)→섬 안의 호수(화산섬 분화구)→다시 호수 안의 섬(벌칸 포인트)을 모두 구경할 수 있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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