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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환경을 화두로… 국립현대미술관 새 50년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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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환경을 화두로… 국립현대미술관 새 50년 시동

입력
2020.01.12 11:00
수정
2020.01.12 17:29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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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의 눈에 비친 ‘낯선 전쟁’ 기획전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 ‘해와 바다’

이수억, 폐허의 서울, 1952, 캔버스에 유채, 71.6x95.3cm,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이수억, 폐허의 서울, 1952, 캔버스에 유채, 71.6x95.3cm,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국립현대미술관은 12일 개관 반세기를 넘어선 2020년, 전시 목표로 ‘새로운 50년의 토대 구축’을 내걸었다. 학제간 협업, 장르 균형, 국제 교류 등 크게 5가지 세부 목표를 아래 한 해 전시를 준비한다.

가장 눈에 띄는 전시는 6월부터 9월까지 서울관에서 선보일 ‘낯선 전쟁’ 기획전이다.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아 전쟁과 평화의 미술적 해석을 시도한다. 말하자면 역사와 미술의 만남이다. 전시제목 ‘낯선 전쟁’은 이미 우리의 기억 속에서도 멀어지고 있는 한국전쟁을 뜻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낯선 시선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자는 의미도 담고 있다. 윤범모 관장은 “예술가의 눈에 비친 전쟁을 담는 것에서 나아가 전쟁과 미술의 관계를 해석하고, 미술이란 그릇에 어떻게 평화를 담을 수 있을지 고민하려 한다”고 말했다.

박경근, 군대, 2018,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박경근, 군대, 2018,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한국전쟁에서 출발한 기획이지만 가장 큰 키워드는 평화인 만큼 특정 국가와 시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대만의 슈 자웨이 작가, 러시아의 슈토 델랏 작가 등 다양한 외국 작가들도 참여한다. 젊은 남성들의 입대 모습을 찍은 박경근 작가의 사진은 전쟁이 현 시대에 남긴 흔적을 생각해보게 한다.

코 앞에 닥친 화두인 ‘환경’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거머쥔 리투아니아관의 '해와 바다(마리나)' 전시를 공들여 유치했다. 오는 7월 서울관에 입성하는 이 전시는 원작 그대로 다시금 선보이는 작품이라 기대를 모은다.

이 전시는 태양을 닮은 조명이 밝게 비추는 인공 해변이 배경이다. 일광욕을 즐기는 20여명의 사람들이 오페라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핵심은 노래 가사다. 개인적이고 시시한 이야기에서 시작해 결국에는 인간의 무신경함이 불러올 전지구적 재앙을 경고한다.

2019년 베니스 비엔날에서 선보인 ’해와 바다’ 전시장면. © Andrej Vasilenko
2019년 베니스 비엔날에서 선보인 ’해와 바다’ 전시장면. © Andrej Vasilenko

휴가철마다 해변가를 뒤덮는 쓰레기 같은 것이 떠오르지만, 노래를 부르는 이들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 지구 종말을 앞당기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평화롭기만 하다. 이 작품을 통해 “우리는 인류가 맞이한 지구 규모의 위협이 우리 자신에 의해 누적됐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윤 관장은 “어떻게 이 전시가 국가관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을 수 있었는지, 그 궁금증을 서울에서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발표되진 않았으나 ‘백남준 아카이브전’ 성사 가능성도 초유의 관심사다. 영국 런던에 이어 세계 각지에서 백남준 회고전이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백남준의 고국에서만 전시가 없다는 기이한 풍경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유족과의 저작권 관련 문제 등이 아직 숙제로 남아 있다. 이에 대해 윤 관장은 “진정성 있게 추진 절차를 밟고 있으며 절망적이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올해 국립현대미술관은 백남준의 비디오아트 작품인 ‘다다익선’ 복원 작업도 진행한다. 최원일 기획운영단장은 “3년 정도의 기간을 잡고 일정을 최대한 앞당겨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정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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