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주요 무기 뭐가 있나]
아르빌 공군기지에 파테-110, 알아사드엔 키암-1 발사
이란 주력기는 미국산 F-14… 공군ㆍ해군력 美보다 열세
“로켓과 미사일은 이란의 가장 정교한 토착 방위 프로그램이다. 이란은 미국에 맞설 만한 해군과 공군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이것이 이란이 대미 보복 공격 수단으로 미사일을 선택한 이유다.”
이란이 이라크 내 미 공군기지를 공격한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예루살렘포스트가 내놓은 분석이다. 외신들은 이란이 미국의 공습으로 3일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IRGC) 정예군(쿠드스군) 사령관이 사망한 데 대한 보복으로 이라크 아인 알아사드와 아르빌 미군기지를 타격하자 이를 이란의 무기 수준과 연결해 설명했다.
이란의 군사력은 중동에서는 최고이지만 세계 14위 수준이어서 세계 최강인 미국과는 격차가 현저하다. 하지만 1980년대부터 옛 소련과 북한, 중국 부품을 기반으로 개발해온 수백기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고, 최근 몇 년 동안에는 상당한 기술 발전을 일궈 온 ‘탄도미사일 강국’으로 꼽힌다.
이번 아르빌 기지 공격에 쓰인 것으로 알려진 사거리 300㎞의 파테-110은 이란의 대표적인 전략무기다. 파테-110은 2002년 실전배치를 시작한 이동형 지상 단거리탄도미사일로, 북한의 기술 제공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8월 북한이 신형 방사포를 시험발사한 당시 전문가들이 이를 파테-110과 유사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아인 알아사드에 발사한 미사일은 키암-1로 전해졌다. 2010년 실전배치를 시작한 미사일로 최대 사거리는 800㎞다.
안보 전문가 세바스티안 로블린은 미 포브스 기고에서 “이란의 이라크 미군기지 공격에 대해 미국이 재반격할 경우 이란 탄도미사일 부대를 겨냥할 것”이라며 “장거리 순항미사일 토마호크나 재즘(JASSM)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탐지 우려 없이 2,000㎞가 넘는 원거리 지상 핵심 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미국이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 등 주요 전쟁 때마다 개전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사용해 왔다.
이날 이란의 지대지 미사일 발사 직후 양국 공중 전력의 움직임도 포착됐다. 중국 환구시보는 미 공군 F-35 전투기 6대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출발했다고 전했고, AFP통신은 이란 전투기들이 이라크 바그다드 상공에서 비행했다고 보도했다. 미 CNN방송은 6일 익명의 미 당국자를 인용해 “미 국방부가 B-52 폭격기 6대를 인도양 내 디에고가르시아 공군기지로 파견할 계획이며 대(對)이란 작전에 투입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군용항공기 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도 이날 “미 공군 B-52 폭격기가 미국 박스데일 공군기지를 출발해 디에고가르시아로 향했다”고 밝혔다.
이란 IRGC의 주력기는 1979년 이슬람혁명 이전 미국에서 도입한 F-14 톰캣이다. 따라서 양국간 공중전이 발생할 경우 미국은 자국이 생산한 무기인 F-14를 상대로 전투를 벌여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외신들은 이란이 미사일과 함께 무인기(드론)나 사이버공격과 관련해서도 나름의 대항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란은 특히 2010년 자국 핵시설이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받은 후 사이버 전력 강화에 주력해왔다.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은 “이란은 미국의 추가적인 경제제재에 대응해 사이버공격 능력을 키워 왔다”면서 “산업 전반에 걸친 사이버 침투는 향후 대미 공격의 토대가 된다는 점에서 이란의 선택지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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