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 4.4원 상승… 금 거래량 사상 최대치 기록도
이란의 미군기지 보복 공격으로 8일 국내외 금융시장이 일제히 요동쳤다. 정부는 시장 모니터링 강도를 높이는 등 중동 상황이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4.23포인트(1.11%) 떨어진 2,151.3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전일 종가보다 19.27포인트(0.89%) 떨어진 2,156.27로 거래를 시작해 장중 한 때 2,137.72까지 떨어졌다. 이후 낙폭을 다소 회복했으나 오후 들어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미군 등 80여명이 사망했다는 뉴스에 낙폭을 다시 키웠다.
코스닥지수는 22.50포인트(3.39%) 떨어진 640.94로 더 급락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장중 한 때 3.92%나 떨어진 637.43을 기록하기도 했다. 무려 4% 가까운 급락으로 이는 지난해 8월 26일 이후 4개월 여 만의 최대 장중 하락폭이다. 한범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동 이슈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수 급락에 영향을 미쳤다”며 “양국 간 충돌이 장기전으로 갈지를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증시도 출렁였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전날보다 1.57% 하락한 2만3,204.76으로 마감했다. 닛케이지수는 이날 오전 한 때 2만3,000선이 깨지기도 했다.
한동안 하향 안정세를 타던 환율은 반대로 급등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4.4원 오른 달러당 1,170.8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179.3원까지 치솟으면서 지난해 12월 12일 장중 기록한 1,191.8원 이후 약 한달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안전자산으로 평가 받는 금값은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 기준 국제 금 시세는 온스당 1,593.84달러를 기록, 1년 전보다 24.2%나 올랐다. 국내 금 거래량은 시장 개설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날 KRX금시장의 거래량은 272.6㎏, 거래대금은 164억원으로 2015년 3월 시장 개설 이후 최대치였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미-이란 갈등으로 인한 국제 금가격 상승이 국내까지 이어졌다”고 전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중동 리스크와 관련한 금융시장 감독 강도를 높였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시장 일일 점검반을 가동하고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범정부 차원의 시장점검회의나 거시경제금융회의 등을 소집해 상황에 맞는 대응 조치를 하기로 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