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정보기술의 명과 암을 함께 이해해야

이전기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지능정보기술의 명과 암을 함께 이해해야

입력
2020.01.07 04:40
0 0
세계 최대 가전ㆍ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 개막을 이틀 앞둔 5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업체 관계자들이 전시 준비로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새해를 시작하면서 가장 주목할 만한 행사는 아무래도 이번 주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가 될 것 같다. CES는 이름은 가전전시회지만 이미 세계 최대의 IT전시회로 자리를 잡았다. 올해 CES의 4대 키워드는 5G, 인공지능(AI), 모빌리티(Mobility),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집약된다. 5G 네트워크로 인해 지연이 없는 대용량 데이터 처리가 가능해지고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자율주행 등 모빌리티 서비스가 현실화되는 흐름과 지능정보사회의 수요에 맞춰 차세대 디스플레이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를 CES는 잘 보여 줄 것으로 예상된다.

CES 행사 자체와 CES에 대한 언론의 보도가 AI 등 지능정보기술의 가능성과 장밋빛 전망에 초점을 맞출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최근 인공지능 열풍에 휩싸여 있는 우리나라 정부나 관련 업계에 필요한 것은 어쩌면 지능정보기술이 초래하는 기회뿐만 아니라 위협 즉 다양한 사회문제도 함께 고려하는 균형이 잡힌 식견일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지능정보기술이 일상에 침투하면서 개인의 편리함은 증가하지만 동시에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다. 지능정보기술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경제적으로 감당할 수 없어서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새로운 차원의 디지털 격차가 등장한 것이다. 또한 새로운 지능정보기술이 적용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상당한 대가를 지급하고 수용했지만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거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만족하지 못한 경우가 늘고 있다. 지능정보기술의 활용은 광범위하게 개인의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는 일이 수반되므로 프라이버시나 개인 상호 간 감시의 문제도 심화되고 있다.

지능정보기술의 발전은 마치 디지털 폭풍(Digital Vortex)과 같아서 일상의 변화를 넘어 산업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사회갈등 확산을 통해 사회적인 불안정성을 초래하고 있다. 지능정보기술에 기반을 둔 차량공유 서비스가 전통적인 택시산업과 충돌하며 택시기사들의 집단적인 반발을 야기했고 결과적으로 공유경제와 전통산업 간의 충돌이 사회갈등으로 확산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드루킹 사건에서 확인됐듯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기술을 활용해서 뉴스 댓글을 조작한 사례가 발생했고 도를 넘어선 악성 댓글은 여러 젊은 연예인들이 안타까운 죽음을 선택하는 계기가 됐다. 편리한 연결의 이면에서 젠더 간, 세대 간 혐오문화가 심화되면서 이러한 문화가 오프라인으로 확대됐고 손쉽게 가짜 뉴스가 양산되기도 한다. 이른바 딥페이크(Deepfake) 기술로 인해 진짜 같은 가짜 동영상을 만들고 유포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딥페이크 희생자의 4분의 1이 우리나라 여성 연예인이 되는 일이 벌어졌다. 게임중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면서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지정하려는 측과 반대하는 측의 대립이나 갈등은 점점 더 커지는 상황이다.

지능정보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이를 지원하는 사회문화나 법제도가 적기에 정비되지 못하면서 생기는 문제도 크다. 자율주행차의 도입이 부분적으로 가능해진 상황이지만 자율주행차가 낸 사고의 책임이 자동차에 탑승한 사람에게 있는지 아니면 자동차 제작사에 있는지 또는 교통사고를 앞둔 상황에서 승객이나 충돌할 대상 중 누구를 살릴 것인가에 대한 도덕적, 법적인 딜레마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또한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면서 부가가치를 생산할 경우 로봇에 과세를 해야 하는지 그리고 과세를 한다면 누가 세 부담을 져야 하는 지에 대해서도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능정보기술은 잘 제어해야 하는 양날의 검이다. 새해에는 CES에서 지능정보기술의 명과 암을 모두 보는 것으로 시작해서 지능정보기술과 사회문제를 제대로 이해하는 노력들이 본격화되기를 기대한다.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아침을 열며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