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문지숙 교수의 헬시 에이징] 젊음의 길 찾아주는 AI

입력
2020.01.06 23:00
수정
2020.01.07 16:00
22면
0 0

문지숙 차의과대 바이오공학과 교수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새해가 밝았다. 올해 키워드는 단연 인공지능(AI)이다. 미국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AI 분야에서 선도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아메리칸 AI 이니셔티브’를 추진하는 것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사실 AI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컴퓨터와 AI 개념을 처음 수립한 앨런 튜링(1912~1954)은 1936년 “계산할 수 있는 모든 것은 논리적인 기계로 계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것이 현재 정보학의 공통 기초다. 튜링은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2015년)의 실제 주인공으로 지난해 영국 50파운드 지폐의 인물로 선정되면서 널리 알려졌다.

튜링의 개념은 워런 매컬록 미국 일리노이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의대생 월트 피츠가 1943년 전기 회로를 이용한 뉴런(신경세포) 작용을 설명하면서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이란 개념으로 구체화됐다. 1957년에는 경험을 통해 스스로 배우는 최초의 AI인 ‘퍼셉트론(Perceptron)’이 탄생했지만 기술적 한계 등으로 오랫동안 조명을 받지 못했다.

지금의 AI의 능력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 즉 ‘빅데이터(Big Data)’에 의해 좌우된다. 그런데 구글 검색 엔진은 분당 4만여건의 검색을 처리하고, 유튜브에서는 분당 415만개의 동영상을 조회되며, 인스타그램에서는 분당 4만6,740장의 사진이 올려질 정도로 인터넷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는 실로 엄청나다.

빅데이터가 쌓이자 AI도 눈부시게 발전해 통계적인 접근이 필요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의학 특히 항노화 분야에서 그 쓰임새가 커졌다. AI로 연결고리·경향성·모델이 새로 만들어지면서 데이터의 인과관계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유전자 패턴·단백질 구조 등을 분자 수준까지 계산해 기존 치료법을 분석하는 것은 물론 개별 환자 맞춤형 치료제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AI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많은 회사가 이미 의료 빅데이터 수집·관리뿐만 아니라 생물정보학 분석 등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머지않은 장래에 AI가 노화를 예방하고 질병을 조기 진단하는 방법을 알려줄 것이다. 현재 여러 인공신경망을 가진 ‘심층신경망(Deep Neural Network)’ 기반의 AI가 생쥐를 매일 촬영하면서 데이터를 모아 노화시계를 알아낸 뒤 인간에게 적용하려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이런 실험이 성공하면 사진만으로도 인간의 노화 정도도 쉽게 알아낼 수 있게 된다.

컴퓨터가 인간 신경망을 모방해 방대한 데이터를 스스로 분석해 다양한 특징을 알아내는 학습법인 ‘딥러닝(Deep Learning)’은 이미지 알고리즘에서 처음 시작됐다. 딥러닝 방식을 이용한 AI가 이미 피부과 의사보다 훨씬 더 정교하게 피부 노화를 진단하고 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이 2018년 승인한 최초의 의료용 딥러닝 애플리케이션인 ‘Cardio DL’은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한 심장의 이미지를 분석해 의사가 병을 정확히 진단하도록 돕는다.

AI가 혈액·장내 미생물(microbiome)·음성·망막 등 다양한 바이오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하면서 ‘바이오마커(Biomarker)’를 찾고 있어 정밀한 노화 진단이 조만간 가능해질 것이다. 이처럼 AI는 건강하게 오래 사는 ‘헬시 에이징’ 실현을 위해 가장 믿을만하고 쓸모 있는 기술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더 똑똑한 AI를 만들어내려면 무엇보다 방대한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특히 항노화와 질병 진단, 새 치료제 개발 등에 성공하려면 데이터가 양질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더 똑똑한 AI는 만들어지기 어렵다.

따라서 양질의 방대한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법적 규제는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할지 등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고 데이터를 공유할 시스템을 갖추는 데 주력해야 한다. ‘AI 강국’을 내세우면서 알고리즘·코딩 전문가 양성과 AI기기 개발에만 머문다면 겉모습만 번듯한 ‘머리 나쁜’ AI만 양산할 수 있다.

문지숙 차의과학대 바이오공학과 교수
문지숙 차의과학대 바이오공학과 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