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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가 2세들, 상속세 852억 놓고 18개월째 법적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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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가 2세들, 상속세 852억 놓고 18개월째 법적 다툼

입력
2020.01.05 21:3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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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그룹 본사로 관계자들이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그룹 본사로 관계자들이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진가(家) 2세들이 아버지 조중훈 전 한진그룹 명예회장의 해외 비밀계좌 관련한 국세청의 상속세 부과 처분이 부당하다며 과세당국과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심판 청구 당시 생존)을 비롯한 상속인 4명(조현숙 조양호 조남호 조정호)은 2018년 7월 조 전 명예회장의 스위스 계좌 등 해외 상속분에 대한 상속세 부과가 부당하다는 취지로 국무조정실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다. 3남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2006년 11월 사망)의 배우자 최은영씨도 같은 내용의 심판을 청구했다.

앞서 국세청은 2018년 4월 조 전 명예회장의 스위스 계좌 재산과 프랑스 파리 부동산 등에 대해 상속세ㆍ가산세 명목으로 852억원을 부과했다. 이들 해외 상속 재산은 최은영씨가 2017년 8월 스위스 계좌에 관한 상속재산 수정 신고를 하면서 뒤늦게 그 실체가 드러났다.

이후 세무조사에 나선 국세청은 스위스 계좌 예치금과 프랑스 부동산 등에 관한 상속 신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 과정에서 조 전 명예회장이 사망하기 4개월 전인 2002년 7월 스위스 계좌에서 5,000만 달러(약 580억원)가 인출된 사실도 새로 확인하고 세금을 부과했다.

이에 한진그룹은 2018년 5월 상속세 852억원 중 192억원을 납부했으며 5년간 나머지를 분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두 달 후 불복 심판을 청구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상속인들은 “스위스 계좌의 존재를 2016년 4월에야 알았고, 사전 인출된 5,000만 달러도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과세 당국은 상속인들이 재산을 숨기기 위해 고의로 신고를 누락했다고 판단했으며 상속세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조세심판원이 결론을 내리지 않았고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심판원이 한진가의 손을 들어준다면 국세청은 과세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 심판원 판단에 국세청이 불복할 수 있는 절차는 없다.

한편 대한항공은 당시 조세심판원 심판 청구에 대해 “확인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만약 상속세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한진가 3세들이 내야 한다는 점에서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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