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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원인 불명 폐렴 환자 44명으로 급속히 늘어… 11명 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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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원인 불명 폐렴 환자 44명으로 급속히 늘어… 11명 중태

입력
2020.01.03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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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 당국 정보 통제에 인접한 홍콩ㆍ대만으로 사스 불안감 확산 

중국 우한 화난수산시장. SCMP 캡처 뉴스1
중국 우한 화난수산시장. SCMP 캡처 뉴스1

중국 중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집단 발병한 원인 모를 폐렴 환자가 하루 사이 44명으로 갑자기 늘었다. 이중 11명은 중태에 빠졌다. 중국의 정보 통제가 지속되면서 인접한 홍콩과 대만으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신경보 등 중국 매체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홍콩 매체는 3일 “우한시 보건 당국이 이날 오전 8시를 기준으로 폐렴 진단을 받은 환자가 44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당국은 이 가운데 11명이 중증 상태이고, 나머지는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날까지 27명 감염, 7명 중태이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하루 동안 환자는 17명, 중증 진단은 4명이나 늘었다. 보건 당국은 “확진 환자 외에 환자와 접촉한 121명의 건강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밝혀 앞으로 감염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남아있다.

중국이 표방하는 일국양제(一國兩制ㆍ한 국가 두 체제)에 대한 불신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방역당국이 정보마저 통제하자 중국과 가까이 위치한 홍콩과 대만에서는 분을 삭이면서 자체 경계수위를 높이며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SCMP는 최근 우한을 다녀온 홍콩인 3명이 고열과 상기도감염(上氣道感染) 증상 등을 보였다고 전했다. 상기도감염은 코와 목구멍의 감염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편도염, 인두염, 후두염, 부비강염 등을 일컫는다. 이에 당국은 3명을 격리 병동에 입원시킨 후 치료했다. 다행히 2명은 상태가 호전돼 퇴원했고 나머지 1명도 고열 증상이 가라앉은 상태다. 이들 3명은 우한을 방문했지만, 폐렴 발병의 근원지로 알려진 화난(華南)수산시장을 다녀오지는 않았다고 당국은 밝혔다.

홍콩은 2003년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직격탄을 맞은 끔찍한 기억 때문에 이번 사태를 절체절명의 위기로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당시 홍콩과 접한 중국 광둥(廣東)성에서 발병한 사스는 곧바로 홍콩으로 퍼져 1,750명이 감염돼 299명이 숨졌다. 중국 본토 전역에서 5,300여 명이 감염돼 349명이 목숨을 잃은 것과 비교해 사망자 수에서 크게 다를 바 없는 엇비슷한 수치다.

이에 홍콩 당국은 공항에 적외선 센서를 추가로 설치해 우한에서 오는 모든 여행객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는 한편, 최근 2주 내에 우한을 방문했다가 호흡기 감염, 발열 등의 증상을 보이면 즉시 공공병원에 격리 입원시킬 방침이다. 중국과 달리 이번 사태와 관련해 추가로 확인되는 사항을 매일 공표하기로 했다.

대만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타이베이타임스는 “최근 우한을 왕래한 항공기 2대의 승객을 조사한 결과 한 어린이가 미열 증세를 보여 집에 격리해 관찰 치료하고 있다”며 “우한을 오가는 항공기의 경우 도착 후 열흘 간 승객들을 모니터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발병과 감염 확산에 대한 정보를 전혀 공유하지 않아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급기야 수쳉창(蘇貞昌) 수상이 직접 나서 “중국이 감염병에 대한 내용을 업데이트 해서 알려주지 않고 계속 숨길 경우 대만 독자로 조사팀을 우한에 보낼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11일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중국과의 정치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양안관계의 또 다른 갈등요인으로 부각될 조짐이다. 싱가포르 보건부도 3일부터 우한에서 들어오는 여행객을 대상으로 창이 국제공항에서 체온 검사를 하고, 이상 징후가 의심되는 경우 병원으로 옮겨 정밀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스트레이트타임스가 전했다.

반면 중국은 입을 닫은 채 사스 재발 우려가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우한 경찰은 2일 허위 사실을 온라인 공간에 유포해 사회에 나쁜 영향을 끼친 8명을 법에 따라 처리했다고 밝히며 대중이 허위 사실이나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유포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발병의 근원지인 화난시장은 영업을 중단하고 폐쇄된 상태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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