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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참수작전은 강력한 게임체인저”… 중동 화약고 터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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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참수작전은 강력한 게임체인저”… 중동 화약고 터지나

입력
2020.01.03 19:09
수정
2020.01.04 11:1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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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방부 “미국인 공격 계획 세워

솔레이마니 사령관 살해” 밝혀

트럼프, 트위터에 성조기 사진

군사력 사용에 대한 자신감 표출

민주 “의회 승인 없이 암살” 비난

3일 미국의 이라크 바그다드국제공항 공습으로 사망한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왼쪽) 시아파 민병대 카타이브-헤즈볼라의 창설자와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 로이터 연합뉴스
3일 미국의 이라크 바그다드국제공항 공습으로 사망한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왼쪽) 시아파 민병대 카타이브-헤즈볼라의 창설자와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 로이터 연합뉴스

“이번 움직임은 강력한 ‘게임 체인저’다.”

미군이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3일(현지시간) 드론 공격으로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부대 쿠드스군을 이끄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살해한 데 대해 일란 골든버그 신미국안보센터(CNAS) 중동안보국장은 이렇게 분석했다. 그는 “이란은 복수의 기회를 노릴 것”이라며 “미국 관리들이 표적이 될 수 있고 이번 분쟁이 이라크와 레바논, 페르시아만으로까지 확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미국대사관을 겨냥한 친이란 시아파민병대의 공격이 인명 피해 없이 종료돼 일단락된 듯 보였던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일촉즉발 상태로 치닫고 있다. 솔레이마니 사령관 폭사 직후 미국 국방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살해했다”며 “그가 이라크 전역에서 미 외교관과 군대를 공격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고 밝혔다. ‘방어적 조치’였음을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이란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직접 나서 ‘가혹한 복수’를 경고했다.

미군의 이번 바그다드 공습은 외견상 미국이 지난달 27일 발생한 이라크 내 미군기지 로켓 공격의 배후로 시아파민병대의 무장조직 ‘카타이브-헤즈볼라’를 지목하면서 불거진 갈등이 불씨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의 이라크ㆍ시리아 내 헤즈볼라 군사시설 공습을 승인했고, 헤즈볼라와 지지세력은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을 습격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이런 흐름이 “충돌 가능성 높은 미국ㆍ이란 간 관계와 이 지역 미국인들의 잠재적 취약성을 드러낸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5월 이란 핵합의(JCPOAㆍ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일방적으로 탈퇴한 뒤 원유 수출 봉쇄, 달러 결제망 퇴출 등 대(對)이란 제재를 강화한 결과가 지금의 중동지역 전운 고조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사망 장소가 이란이 아닌 이라크라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이란이 자국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적 위협을 덜 의식한 채 이라크에서 군사적 반격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미국도 추가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솔레이마니가 이란-이라크-시리아-레바논(헤즈볼라)으로 이어지는 ‘이슬람 시아파 벨트’에서 친이란 무장조직의 작전ㆍ정보ㆍ정책을 총괄해왔다는 점에서 전선은 언제든 중동지역 전체로 확대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미국 내에선 솔레이마니 사령관 살해를 두고 논란이 적지 않다. 공화당은 이라크와 시리아, 예멘 등지에서 대리전을 벌여온 이란으로부터 미국인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게 됐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반면 민주당은 의회와 사전 교감 없이 진행된 이번 작전을 의회에 대한 모욕으로 간주하는 동시에 후폭풍을 우려했다. 크리스 머피 민주당 상원의원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미국의 적이라는 건 의문의 여지가 없지만 의회 승인 없이 대규모 지역 전쟁을 유발할 소지를 알고도 이란 2인자를 암살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날 국제 유가는 장중 한 때 4% 이상 급등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3월물 브렌트유는 4.17% 오른 배럴당 69.16달러까지 치솟았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선물가격 상승률도 최고 4.3%에 달했다. 국제 금 시세도 상가포르 시장에서 1온스당 1,541.77달러에 거래되는 등 가파르게 상승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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