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가인이 띄우고 유산슬이 불붙이고, 트로트 바람 분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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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가인이 띄우고 유산슬이 불붙이고, 트로트 바람 분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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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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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 등장에도 음원ㆍ앨범은 부진… 행사 위주 시장 저변 넓혀야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분한 유재석이 팬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mbc 제공

송가인ㆍ유산슬 덕에 트로트가 인기라지만, 제대로 된 인기는 아니라는 진단이 나온다. 반짝 인기 몰이에 그치지 않으려면 구조적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얘기다.

2일 가요계에 따르면 2019년 한해는 외형상 ‘트로트의 해’였다.

시작점은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의 트로트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트롯’이었다. 지난해 2월 시작해 5월 종영한 ‘미스트롯’은 최고 시청률 18.1%(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우승자 송가인은 스타가 됐다. 프로그램 인기에 힘입어 전국 16개 도시에서 ‘미스트롯’ 출연진의 콘서트가 이어졌고, 이 공연은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

트로트 바람이 불자 뒤따르는 이들도 생겨났다. MBC ‘놀면 뭐하니?’ 같은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도 유재석을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변신시켰다. 유산슬의 노래 ‘합정역 5번 출구’는 트로트 곡을 거의 찾아보기 힘든 멜론, 벅스 등 음원사이트 톱100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미스트롯’의 성공에 자극받은 지역 9개 민영방송은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K트롯 서바이벌 골든마이크’를 공동 기획, 방송했다. TV조선은 ‘미스트롯’의 남성 버전인 ‘미스터트롯’ 첫 방송을 이날 내보냈다. MBC에브리원도 ‘나는 가수다’의 트로트 버전인 ‘나는 트로트 가수다’의 첫 녹화를 9일 진행, 상반기 중에 방영할 예정이다.

가수 송가인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에서 열린 'MBC 연기대상' 포토월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로트 바람 자체야 나쁠 게 없다. 나상도 이채윤 등을 보유한 JJ엔터테인먼트 유병재 대표는 “트로트가 한동안 침체해 있었는데 ‘미스트롯’ 이후로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중ㆍ장년층을 넘어 젊은 층도 트로트에 관심을 보이면서 소비 층이 넓어진 것이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로트 인기가 여전히 한정적이라는 지적도 따라 다닌다. 음원 차트나 음반 판매 순위에서는 여전히 트로트 곡을 찾아보기 어렵다.

최근 6개월간 멜론의 월간 인기곡 100곡 순위에 오른 트로트 곡은 홍진영의 ‘오늘 밤에’ 단 1곡뿐이었다. 국내 온ㆍ오프라인 음반 판매량을 종합해 순위를 내는 가온차트의 월간 앨범차트에서도 지난 6개월간 100위 안에 이름을 올린 앨범은 송가인의 데뷔 앨범 ‘가인’과 ‘미스트롯’ 출연진의 곡을 모은 앨범이 전부였다.

업계에선 이를 국내 방송 시스템의 한계라 본다. 한 트로트 제작자는 “‘미스트롯’ 이전에는 트로트 가수가 출연할 수 있는 TV나 라디오 프로그램이 거의 없어 가수와 음악을 알릴 수 있는 창구가 없었다”고 말했다. 동시에 트로트는 진입장벽이 낮다. 기획사 없이 혼자 활동하는 가수도 부지기수고, 특정 지역 중심으로만 활동하는 가수도 적지 않다. 그러다 보니 옴니버스 공연이나 지역 축제 등 행사 위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스타 한두 명 등장에 분위기가 확 바뀌는 것 같지만, 작은 시장이라 그렇게 보일 뿐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트로트의 인기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콘텐츠를 차별화하고 소통 창구를 늘리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트로트 장르가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그렇다고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고 비슷한 패턴의 콘텐츠만 반복하면 대중이 외면할 수 밖에 없다”며 “미디어가 다양화하고 있는 만큼 유튜브나 SNS 등을 활용해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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